전기차 도시 대구, 부품생산으로 방향 트나

입력 2020-01-06 17:20:42 수정 2020-01-06 21:31:40

기아차, 6일 '봉고3 EV' 출시…사양·가격 면에서 대구 제인모터스 '칼마토'에 우위
대구시, 자율차 시장 육성하는 한편 전기차 부품 생산 지원

대구 국가산단에 있는 제인모터스가 생산하는 전국 최초 전기화물차 칼마토. 매일신문 DB
대구 국가산단에 있는 제인모터스가 생산하는 전국 최초 전기화물차 칼마토. 매일신문 DB

지난달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새해 전기차 소형트럭을 출시하는 등 완성차 대기업의 전기화물차 시장 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생산도시'를 표방한 대구시는 미래차 산업 정책을 전기차 생산에서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부품 생산 등으로 우회로를 찾는 모양새다.

기아차는 6일 전기차 소형트럭 '봉고3 EV'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봉고3 EV는 완전 충전 시 211km를 주행할 수 있고 가격은 4천50만~4천270만원 수준이다. 기능과 가격 등 상당부분이 지난달 출시됐던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유사하다.

대구 제조업계는 현재 대구 전기화물차 생산역량으로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이 버거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제인모터스의 경우 제품 경쟁력 외에도 모기업인 디아이씨(울산 소재)가 현대차 공급업체이기도 해 적극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국내 최초로 전기화물차 '칼마토'를 생산했던 제인모터스도 잇따른 출시소식에 전기경운기, 전기특장차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이 높은 대구 자동차부품업계는 현대기아차 전기화물차 출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대구에서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그동안 대구에서 전기화물차를 생산해왔지만 실질적인 '낙수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완성차의 전기차 생산이 늘면 수주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현대기아차와 정면 승부를 펼치기보다는 다른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대구시 미래형자동차과 업무보고 자료에는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을 비롯해 전기차 부품 상용화 개발 지원, 자동차 튜닝 및 대체부품 산업 활성화 등 미래차 산업 전반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자율차의 경우 미래형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 기반조성 및 부품산업 육성,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지정, 자율차 부품평가 인증센터 구축 등 3개 사업이 보고자료의 1~3번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이미 제품 출시까지 한 상황에서 전기화물차 생산에만 집중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지역 경창산업,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차세대 전기모터 상용화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존 자동차부품업체가 업종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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