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초대 대구시체육회장 선거 분석…예고된 '싱거운 승부'
대구시체육회장 선거가 박영기 ㈜기은씨앤피 대표이사의 단독 출마로 싱겁게 끝났다. 대구시생활체육회 회장과 통합 대구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역임한 그는 오는 15일 예정된 선거일에 선관위 확정으로 민간인 초대 회장 자리에 오른다.
이번 대구시체육회장 선거를 들여다보면 몇 가지 안타까운 일들이 드러난다.
먼저 이번 선거는 쪼그라진 대구 경제(기업) 사정을 담고 있다.
대구시체육회는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에 따라 경북도체육회에서 따로 살림을 차려 나왔다. 대구시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으면서 상임(실무)부회장이 실질적인 체육회 수장 역할을 했다.
체육회 통합 전까지 엘리트 대구시체육회를 이끈 인물은 이정무, 이순목, 이인중, 구정모 상임(실무)부회장 등이다. 이들은 대구의 대표 기업인 대구백화점과 우방주택, 화성산업 등을 일구고 키운 경제인들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은 일부 체육인들의 추대 움직임에도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지역 경제와 기업 사정이 좋지 않고 나이가 많다는 점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대구의 명망 있는 기업인이 나서지 않은 건 추대 움직임이 약했기 때문이다. 추대를 이끌어 낼만한 구심점이 없었다.
더불어 이번 선거 결과는 엘리트 체육계의 참패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엘리트·생활체육회 통합 때 사무처장 자리를 생활체육회 부회장 출신의 현 신재득 사무처장에게 내준 데 이어 민간인 초대 회장 자리도 생활체육회 전 회장에게 내준 것이다.
이는 체육회 통합으로 무의미해졌지만 그동안 대구의 엘리트 체육 조직이 모래알 같았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엘리트 종목에서는 아예 후보자도 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대구 8개 구·군체육회장 자리도 생활체육회 출신이 휩쓸고 있다. 단독 출마로 무혈 입성하는 중구 이정순, 서구 배종태, 수성구 박진우, 달서구 윤영호, 달성군 이영섭 회장 등이 생활체육회 출신이다.
경북도와 달리 대구시의 입김이 먹혀 든 점도 우려스럽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체육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체육회를 장악하면서 일찌감치 박영기 전 상임부회장에게 보이지 않는 힘을 실어주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의 대항마로 나설 후보는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 체육인들은 정치인 배제 등 민간인 회장 선거를 도입한 입법 취지가 훼손당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동안 자치단체장의 선거 조직으로 이용된 체육회 행태를 바로잡으려는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체육진흥법'에 의해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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