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 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왜?

입력 2020-01-03 19:15:34 수정 2020-01-30 17:17:13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불거진 리더십 위기 지적에 대한 정면 돌파 성격 짙어
4월 총선에선 ‘정권 견제’보다 ‘야당 심판’ 필요하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강력한 처방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 증폭 전 진정성 보이며 내부결속 유도하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신년 인사회가 2일 오후 수성구 범어동 당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21대 총선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자유한국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신년 인사회가 2일 오후 수성구 범어동 당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21대 총선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2020 희망기원' 시루떡을 자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전격 선언하자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당 주요 당직자들은 황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서울 종로구 '빅매치' 성사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대표는 선거총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답변을 해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전격적인 결단배경에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불거진 리더십 위기 돌파 의지 ▷차기 총선에선 '정권견제'보다 '야당심판'이 필요하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특단의 대처 필요성 ▷공천갈등 증폭되기 전 솔선수범으로 내부결속 유도 ▷황교안식 세대교체 로드맵 제시 필요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 대표가 정치생명을 건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가장 많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핵심지지층을 실망시켰고 검찰의 국회선진화법 기소로 내부균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황 대표와 당내 중진들 사이의 힘겨루기도 진행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이 처한 총체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대표가 파격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방법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며 "중진들의 동참을 요구한 것은 자신의 리더십을 흔드는 주체를 겨냥한 발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사들이 신년기획으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이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상황도 황 대표의 결심을 굳히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견제'에 대한 여론은 30%대, '야당심판' 여론은 50%대를 기록했다. 이대로 가다간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공천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 공천권을 쥔 대표가 진정성을 보이며 내부결속을 다질 필요 때문에 황 대표가 자신을 던지는 결정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칫 당내 공천갈등이 폭발할 경우 보수대통합은커녕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결정으로 이탈 명분제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황 대표가 중진들의 험지 출마 동참을 요구하면서 당 안팎에 황교안식 세대교체 로드맵을 천명하는 효과까지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천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인 중진처리 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자신을 던짐으로써 제시했다"며 "정치신인들에겐 한국당의 세대교체를 기대하는 사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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