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동수 씨 "국어대사전 오류 900여건 바로잡았죠"

입력 2020-01-02 16:00:52 수정 2020-01-02 22:43:42

국립국어원에 2,900여건 민원 제기…표준국어대사전 4년간 3번 정독
3년간 5차례에 걸쳐 자필로 질의…"1300건 답변 아직 못 받아"
국립국어원 측 "한 사람 민원에만 매달리기엔 일손 부족" 난색

이동수 씨가 국립국어원에 보낸 질의서와 답변 자료집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김우정 기자
이동수 씨가 국립국어원에 보낸 질의서와 답변 자료집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김우정 기자

이동수(71) 씨가 국립국어원에 보낸 질의서와 답변 자료집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이동수(71) 씨가 국립국어원에 보낸 질의서와 답변 자료집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 김우정 기자

대구 달서구 주민 이동수(71) 씨는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국립국어원에 표준국어대사전의 오류와 관련한 질의 민원 2천900여건을 제기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나 민원접수창구 등을 통해 접수되는 질의 민원은 보통 한 해 수백여건으로, 이 씨처럼 한 사람이 3천건에 달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 씨는 해당 질의 민원을 전부 손으로 써서 우편으로 보낼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사실 이 씨는 전문적으로 국어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생산직 공장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난 2012년 퇴직했다. 이 씨는 "어릴적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에 취미가 있어 언론사에 수백건의 기고글을 게재하기도 했다"며 "퇴직 후, 1999년 당시 27만원을 주고 구입한 표준국어대사전 3권 7천300여쪽 분량을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꼼꼼히 읽어가다 보니 오류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 3번을 정독하면서 도서관 등에 비치된 다른 국어사전과 비교, 예문이나 표현법 등에 문제가 있는 2천900여개의 사례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를 최근 3년간 300~700여건씩 5차례로 나눠 국립국어원에 질의서를 보냈다.

이 씨는 "이 중 1천600여건의 질의 민원에 대한 답변이 왔고 900여건이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 조치됐다"고 했다.

하지만 나머지 1천300여건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그는 "올해 초부터 답변이 드문드문 오더니 갈수록 답이 늦어지고 있다. 내가 보낸 자료가 쓸모없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국립국어원에은 이런 질의 민원 수천건을 보낸 이 씨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내면서도 민원 처리에 대해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최대한 충실히 답변을 하고 있다"며 "최신 버전과 비교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걸렸으나, 나머지 답변에 대해서도 곧 자료를 준비해 답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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