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스크'에 불안해하는 백악관 참모들

입력 2019-12-26 15:24:24

CNN "외부인 영향에 변덕 커질 가능성…상원 탄핵심판 앞둔 참모들 걱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게 되자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곳에 있을 때마다 변덕스러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마러라고 리스크'를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성탄절을 보내는 것은 물론 연말까지 2주 정도 체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마러라고에서 자주 주말을 보내며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이 곳을 찾는다. 각종 통제가 심한 백악관보다는 마러라고에 머무는 쪽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의 햇살 아래 체계 없이 시간을 보내고 뷔페식당에서 아무나와 대화를 나누고 부자 친구들과 교류하다 보면 그의 변덕스러운 본능이 강화돼 참모들과 공화당에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정교한 대응책을 수립하는 시점이라 참모들의 걱정이 더 크다. 법률팀 구성을 비롯해 심판전략까지 결정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체류 기간에 외부인의 영향을 받을 기회가 늘어나면 생각 없이 예측하기 힘든 행동으로 치달아 그를 묶어두려는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법률팀의 노력을 무시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의 수사결과를 맹비난하고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조롱하고 지인들에게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킨 곳도 마러라고라고 CNN은 설명했다.

마러라고에서는 손님과 회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엄격한 보안 속에 고립감마저 느껴지는 백악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이다. 책 '마러라고'를 쓴 저자 로런스 리머는 CNN에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해진다고 느끼는 곳"이라며 "하고 싶은 것과 생각하는 것이 옳든 아니든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한다. 아무도 그에게 맞서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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