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재판결과는 정의에 대한 조롱" 비판 봇물 터지듯

입력 2019-12-24 15:17:54

앰네스티 "진실·정의 없는 눈가림"
'무기장사' 미국은 공식논평 자제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들에게 '면죄부'를 쥐여줬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카슈끄지 살인사건을 조사해온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초법적 사형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23일(현지시간) APTN과 인터뷰, 트위터 등에서 사우디 법원의 판결을 두고 "가식적인 정의", "정의에 대한 조롱"이었다고 비판했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올해 1월부터 카슈끄지 사건을 조사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 등 사우디 왕실 최고위층의 승인이 있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6월 유엔에 제출, 국제사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해왔다.

그는 "청부살인업자는 유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주동자들은 자유롭게 걸어 나갔다"며 "심지어 주동자들은 제대로 조사를 받지도, 재판을 받지도 않았는데 이는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피살이 가능했던 지휘체계와 시스템을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우디 정보기관 2인자 아흐메드 알아시리, 이스탄불 총영사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등 핵심 인물들에게 죄를 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범죄로서 요건을 갖춘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보편적 관할권이 인정되는 유럽이나 남아메리카에서 조사하고. 재판을 다시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법원은 비공개로 진행한 1심 재판에서 카슈끄지 살해에 직접 가담한 5명에게 사형을, 이 사건을 은폐하려한 3명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구속기소됐던 무함마드 왕세자의 측근들은 석방되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린 말루프 중동연구국장 역시 사우디 법원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카슈끄지와 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정의도, 진실도 가져다주지 못한 눈가림"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흐름과 달리 미국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으며 사태를 더 키우지 않겠다는 식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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