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 독점시대 눈앞…대구경북 자영업자 '어쩌나'

입력 2019-12-22 16:56:45 수정 2019-12-23 14:40:46

지역 자영업자들 "수수료 오르면 매출 큰 타격"…딴곳보다 외식물가 저렴한데
인상 현실화 땐 수입 더 줄어…결국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날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날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인수를 결정하며 대구경북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외식물가가 저렴한 현실에서 수수료 인상은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업계 1위 배달의 민족과 2, 3위 요기요·배달통이 한 식구가 되면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98.7%에 이른다. 이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배달앱 시장 독점으로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합병 반대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합병은 장기적으로 독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상승이 야기돼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배달의 민족 측은 즉각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배달앱 독점에 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 자영업자들은 장기적으로는 배달앱 수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자영업자 간 과열경쟁으로 타지역에 비해 메뉴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돼 있는데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는 그대로여서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정모(51) 씨는 "매달 매출액이 800만원 정도 되는데 이 중 배달앱 수수료가 100만~150만원 수준이다. 아르바이트생 월급, 재료비,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많지 않다"며 "배달앱이 생기고 늘어난 매출만큼 수수료 지출이 커져 사실상 일만 바빠졌지 수입은 그대로다. 수수료가 인상되면 수입이 더 줄어들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예상하면서도 갑자기 소비방식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원 김모(30) 씨는 "배달앱 독점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쿠폰, 각종 할인 등 혜택을 감안하면 예전처럼 전화 주문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메뉴 가격에 배달앱 수수료가 반영된 상황에서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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