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천고속도로 "제설작업 나가던 중 이미 사고났다" 공식 해명…경찰 '블랙아이스' 사고 본격 수사

입력 2019-12-17 18: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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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사고지점 도착전 사고 발생으로 제설작업 못해”...실시간 변하는 날씨 상황 확인 소홀 드러나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인력 20여명 보강...참고인 10여명 불러 조사 및 형사 입건 여부 판단 방침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영업소 전경. 강선일 기자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영업소 전경. 강선일 기자

상주영천고속도로㈜가 17일 "염화칼슘 살포작업을 나가던 중 사고 지점 도착 전에 이미 사고가 났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는 지난 14일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연쇄 추돌사고와 관련, 제설작업 실시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오해가 확산되는 데 따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 당일 새벽 3시57분쯤 사고 지점 순찰 직원으로부터 약한 비가 내린다는 보고를 받았다. 즉시 영천방향(하행선)은 도계IC에서, 상주방향(상행선)은 군위 분기점(JCT)에서 제설차량이 출동해 염화칼슘 살포작업에 나섰다"며 "하지만 사고 지점 도착 전에 사고가 났고, 차량이 막혀 제설작업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상주영천고속도로 측은 이날 실시간으로 변하는 날씨 상황에 대해선 확인을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나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기상청 동네예보에 따라 고속도로 구간별로 예비 제설작업을 하는데, 사고 당일에는 우천 예보가 없어서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기상청은 사고 하루 전부터 4차례에 걸쳐 눈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017년 6월 개통해 올해 3년차를 맞은 상주~영천고속도로의 구간별 특이사항을 비롯해 날씨 상황, 차량 통행량 등에 대한 경험치 자료가 부족한 점도 사고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체 길이 94km에 10여 개의 IC 및 JCT가 있는 국내 최장의 민자고속도로 구간을 12대의 제설차량으로 관리하기에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예방 대책으로 제설장비 및 관리인력 확충을 비롯해 사고예방 표지판, 자동 염수분사시설, 과속카메라 등을 확대 설치하겠다"고 했다.

경북경찰청은 광역수사대 등 20여명의 인력을 보강해 회사 측을 상대로 제설작업 여부 등 도로관리 및 안전관련 규정에 대한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군위경찰서는 경북경찰청, 구미경찰서 등 인근 수사인력 23명을 투입, 사고지점 주변 고속도로 CCTV 영상과 사고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회사 관계자 10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 판례 등을 분석해 형사입건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또 도로교통공단 등과 사고현장에서 합동조사를 한 데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차량 8대에 대한 정밀감식에도 들어갔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 3명에 대해선 DNA를 채취해 신원을 밝힐 계획이다.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영업소에 걸려 있는 상주~영천고속도로 현황판. 강선일 기자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영업소에 걸려 있는 상주~영천고속도로 현황판.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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