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먹을 것과 똑같이"… 6년째 김장김치 담가 전국으로 나눔

입력 2019-12-15 17:01:03 수정 2019-12-15 19:23:15

손진경 MJ갤러리 대표와 김양락 명진치과 원장 부부

손진경(오른쪽에서 세 번째) 씨가 지난달 17일 김장을 하고 있다. 6년째 이어지는 선행에 입소문이 나 자발적으로 김장을 도우러 오는 이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손 씨 부부는 15일 현재까지 전국 270여 곳의 기관과 이웃들에게 김치를 보냈다. 손진경 씨 제공.
손진경(오른쪽에서 세 번째) 씨가 지난달 17일 김장을 하고 있다. 6년째 이어지는 선행에 입소문이 나 자발적으로 김장을 도우러 오는 이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손 씨 부부는 15일 현재까지 전국 270여 곳의 기관과 이웃들에게 김치를 보냈다. 손진경 씨 제공.

손진경 MJ갤러리 대표와 김양락 명진치과 원장 부부는 6년째 수백 포기의 김장을 해 전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이들 부부는 800여 포기의 김장을 해 전국 270여 곳에 전달했다.

이들이 김장 나눔을 시작한 것은 2014년. 작은 아들(34)이 충북 괴산군의 한 보건소에서 의사로 일할 때 자투리땅에 배추 모종을 심은 것이 계기가 됐다. 손 씨는 "농약을 치지 않았는데도 180포기나 수확해 솔직히 처치곤란이었다"며 "300포기를 채워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눠주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김치에는 이들 부부의 정성과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손 씨는 "내 손자한테 먹일 것과 똑같이 만든다는 생각으로 사과·배·홍시에 상황버섯까지 넣어 6번 달여내 육수를 만든다"며 "여름부터 배추씨를 파종하고, 가을에 들어서면 전국 각지에서 재료를 공수해 김장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손 씨가 지난달 17일 김장을 하고 있다. 6년째 이어지는 선행에 입소문이 나 자발적으로 김장을 도우러 오는 이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손 씨 부부는 15일 현재까지 전국 270여 곳의 기관과 이웃들에게 김치를 보냈다. 손진경 씨 제공.
손 씨가 지난달 17일 김장을 하고 있다. 6년째 이어지는 선행에 입소문이 나 자발적으로 김장을 도우러 오는 이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손 씨 부부는 15일 현재까지 전국 270여 곳의 기관과 이웃들에게 김치를 보냈다. 손진경 씨 제공.

혼자 시작한 김장나눔이다 보니 처음에는 전달처를 찾는 것도 일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손 씨가 성당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수소문하고, 장애인협동조합에 물어물어 김치를 나눠줬다. 이젠 입소문이 제법 나 대구경북은 물론 경기·충청·제주에서까지 요청이 들어올 정도다.

봉사가 알려지면서 김장날이면 성당 사회복지팀, 인근 사찰 관계자, 관공서, 마을 주민까지 거들어 준다. 그는 "최고령 87세, 최연소 20세 김장팀"이라며 "종교와 나이, 성별도 초월했다"고 고마워했다.

손 씨는 "올해도 혼자 마늘과 고추를 다듬다 갈비뼈에 금이 가고 손이 짓물러 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즐겁고 보람차다"며 "대규모 김장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10년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환하게 웃었다.

6년째 자비로 김장김치를 담궈 전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손진경 MJ갤러리 대표는
6년째 자비로 김장김치를 담궈 전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손진경 MJ갤러리 대표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나도 김장 봉사를 10년간은 해봐야 할 것 같다" 면서 "내 가족이 맛있게 먹는 김치를 똑같이 나누고 싶었다"고 웃어보였다. 이주형 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