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기장사의 그늘…사우디에서 온 테러범에 사용법 공식교육

입력 2019-12-09 14:53:07

해군기지 테러 탓 무기수출국 장교 훈련 프로그램 논란
전술·정책·사용법 강의…"인권교육 부실·권위주의 지원" 비판도

최근 미국 플로리다의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출신 훈련생에 의한 총격사건이 발생해 미국 내 해외 군사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군 장교 모하메드 사이드 알샴라니(21) 소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여러 명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이후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이 지역 경찰과 미 해군은 총격범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경찰관 2명을 포함한 8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총격사건을 테러 행위(act of terrorism)로 추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알샴라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체로서의 미국은 '악의 나라'(a nation of evil)로 변모했다"며 "나는 당신이 날마다 무슬림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를 지지하고, 후원하며 직접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증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이 사건과 관련해 훈련생이자 총격범인 알삼라니가 수십 년 된 미국의 해외 군사훈련 프로그램 대상의 일원으로 2년 동안 이 훈련을 받아왔다며 이 훈련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국방부와 방위산업계 등은 동맹 관계 구축과 군사 파트너십 강화, 미국산 무기 판매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채널 유지 수단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옹호해왔다고 WP는 설명했다.

안보 협력과 관련해 미국에서 국방부 지원 교육을 받는 사우디 인원은 852명으로 전 세계 153개국에서 온 5천181명 중 16%를 차지한다.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는 이들에 대한 연간 교육이 이뤄지는 150여 군사학교 및 시설 중 한 곳일 뿐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군사 원조와 지원을 받는 주요 국가로, 이러한 내용은 양국 간 지정학적·경제적 연대를 형성하는 핵심 부분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무기 구매국 중 하나이고, 이러한 다수의 무기는 미국에서 제조된다.

지난 6일 총격사건 이후 일부 미 의원들은 교육 대상자 확인 절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매트 개츠 하원의원은 USA투데이에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선 그들이 최선인지를 외국 정부가 증명해야 한다"며 "그들은 자국에서 미래의 장군이자 고위 군 관리가 된다"고 말했다. 개츠 의원은 "우리의 군 인력과 함께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교육을 받으므로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교육 과정이 인권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거나 권위주의적 시스템을 지원하도록 돕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부 출신인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미국에서 이러한 과정으로 공부한 경험이 있다. 미국은 1970~1980년대 인권 남용으로 비판받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정치·군사 지도자 등이 거쳐 간 '스쿨 오브 아메리카'(School of America)를 수십년간 운영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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