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률 80% 인기 노선' 대구~싱가포르 하늘길 열릴까

입력 2019-12-04 17:56:23 수정 2019-12-04 20: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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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싱 항공자유화협정 체결
지방공항서 직항편 자유 취항 가능
"대구 발 노선 생기나" 커진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공식방한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공식방한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싱가포르와의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전국 지방공항에서도 싱가포르로의 직항 노선을 개설할 길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대구국제공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항공편이 생길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 노선이 있는 공항은 인천과 김해뿐인데, 모두 8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 노선이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만약 싱가포르 노선이 생긴다면 여행사 입장에서 수익률이 좋아지고, 지금까지 개설이 어렵던 신혼여행 코스 등도 만들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 대구공항 발 노선이 단거리에만 치중됐던 문제도 탈피할 수 있어 이용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구공항에 주로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대부분이 편도 4천600여㎞에 이르는 싱가포르에 취항하기에는 항속거리가 짧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현재 대구공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도시는 태국 방콕(3천725㎞)이다.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매일신문DB

일부 LCC는 향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고자 기존 보유 항공기보다 항속거리가 1천~1천500㎞가량 긴 새 항공기를 앞다퉈 도입했지만, 당장 투입이 가능한 곳은 대구에서 철수하다시피 한 에어부산 뿐이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도입 예정이던 B737-맥스(MAX)8 기종은 두 차례의 사고로 인해 운항이 정지된 채 보잉의 개수작업을 거치고 있다.

때문에 대구~싱가포르 노선의 향방은 보잉의 B737-맥스8 기종의 정상화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해당 기종에 대한 개수작업을 마치고 운항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은 동남아시아의 주요 환승 허브로, 비즈니스와 관광 두 가지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취항만 가능하다면 일본 수요 감소와 과도한 경쟁으로 정체기에 빠진 대구공항에 새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도 싱가포르 노선 취항 가능성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등으로 취항이 가능해진다면 정해진 조례에 따라 '정책 노선'으로 지정해 초기 재정적자를 보전해주는 등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달 중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정책노선에 관한 의견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자유화 협정=일명 '오픈 스카이'(Open Sky) 협정이라고 불림. 항공사들이 운항 횟수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양국을 오가는 노선에 취항하도록 하는 협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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