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싱 항공자유화협정 체결
지방공항서 직항편 자유 취항 가능
"대구 발 노선 생기나" 커진 기대감
정부가 최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싱가포르와의 항공자유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전국 지방공항에서도 싱가포르로의 직항 노선을 개설할 길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대구국제공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항공편이 생길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 노선이 있는 공항은 인천과 김해뿐인데, 모두 8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 노선이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만약 싱가포르 노선이 생긴다면 여행사 입장에서 수익률이 좋아지고, 지금까지 개설이 어렵던 신혼여행 코스 등도 만들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 대구공항 발 노선이 단거리에만 치중됐던 문제도 탈피할 수 있어 이용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구공항에 주로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대부분이 편도 4천600여㎞에 이르는 싱가포르에 취항하기에는 항속거리가 짧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현재 대구공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도시는 태국 방콕(3천725㎞)이다.

일부 LCC는 향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고자 기존 보유 항공기보다 항속거리가 1천~1천500㎞가량 긴 새 항공기를 앞다퉈 도입했지만, 당장 투입이 가능한 곳은 대구에서 철수하다시피 한 에어부산 뿐이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도입 예정이던 B737-맥스(MAX)8 기종은 두 차례의 사고로 인해 운항이 정지된 채 보잉의 개수작업을 거치고 있다.
때문에 대구~싱가포르 노선의 향방은 보잉의 B737-맥스8 기종의 정상화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해당 기종에 대한 개수작업을 마치고 운항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은 동남아시아의 주요 환승 허브로, 비즈니스와 관광 두 가지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취항만 가능하다면 일본 수요 감소와 과도한 경쟁으로 정체기에 빠진 대구공항에 새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도 싱가포르 노선 취항 가능성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등으로 취항이 가능해진다면 정해진 조례에 따라 '정책 노선'으로 지정해 초기 재정적자를 보전해주는 등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달 중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정책노선에 관한 의견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자유화 협정=일명 '오픈 스카이'(Open Sky) 협정이라고 불림. 항공사들이 운항 횟수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양국을 오가는 노선에 취항하도록 하는 협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