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 공유(共有) 비즈니스는 허구(虛構)

입력 2019-12-04 19:09:53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언제부턴가 공유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공유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으로 소유한다"이다. 경제학에 공유의 비극(悲劇)이라는 개념이 있다. 공유의 결과는 비극이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희소한 자원을 공유하면 고갈(枯渴)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 공유 자원을 아끼는 인격자는 드물다.

공유의 비극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예술박물관은 금년부터 25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그동안은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입장료를 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입장료를 내지 않아서 입장료를 징수하게 되었다. 서울시는 공유 자전거에 도난 방지와 위치 추적을 위한 기기를 부착하기로 하였다. 공유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5분당 200원의 요금도 부과된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 비즈니스도 유행이다. 공유 비즈니스는 경제민주화, 평화경제만큼 이상한 단어이다. 우버는 자동차, 에어비앤비는 주택, 위워크는 사무실을 공유하는 비즈니스이다. 공유 비즈니스의 결과는 비극이다. 우버는 금년에 1천 명 이상을 해고하였고 금년 3분기에 1조4천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어비앤비의 금년 1분기 손실은 3천600억원이다. 위워크의 작년 손실은 약 1조9천억원이다. 향후 4천 명을 해고한다고 한다.

공유 비즈니스의 실패는 당연하다. 거창하게 공유나 혁신을 말할 필요가 없다. 택시, 숙박, 사무실 임대 시장은 레드 오션이다. 블루 오션이 아니다. 공유 비즈니스는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공유 비즈니스의 고객은 자산은 적으나 소득이 높은 사람이다. 자동차나 부동산을 살 수 없지만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수요자이다. 경기가 불황이면 공유 기업이 낮은 가격에 자동차나 부동산을 확보하지만 소비자의 소득이 낮아서 수요가 적다. 경기가 호황이면 소득이 높아서 수요가 많지만 자동차나 부동산 가격이 높다. 어느 경우이든 공유 기업의 수익성은 낮다.

공유 비즈니스는 공유가 아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에는 설립자와 투자자가 있다. 철저한 사유(私有) 비즈니스이다. 이들 기업의 설립자와 투자자의 전략은 단순하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린 후, 자신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上場)해서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다. 공유 기업은 혁신적이지도 않다. 이들은 브로커이다. 자동차나 부동산 소유자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받는 수수료가 주된 수익이다. 복덕방이 집주인과 세입자를 연결하는 것과 유사하다. 앱을 개발하고 대형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혁신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의 공유 비즈니스를 모방한 기업이 다수 설립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타다 택시이다. 타다 택시는 우리나라의 우버이다. 검찰은 타다 택시를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지위를 넘어서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했다는 이유로 기소하였다. 타다 택시는 렌터카가 아니라 택시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벤처사업가가 레드 오션인 택시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라젠이 힌트를 준다. 신라젠은 암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뉴스로 투자자들을 모집한 후 상장에 성공하였다. 한때 주가가 15만원을 넘었으나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폭락하여 현재 주가는 1만4천원이다. 이 과정에서 신라젠의 최고책임자와 임원들은 주식을 매각하였다.

전통적인 대기업은 작은 기업으로 시작하여 매출과 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을 공개하고 상장되었다. 이들의 목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대기업의 오너(owner)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보유할 뿐, 주식을 매각해서 자본이득을 챙기지 않았다. 대다수 스타트업 기업은 별다른 수익 모형이 없음에도 그럴듯한 사업 계획을 발표해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손실을 감수하면서 매출을 늘린다. 그들의 목표는 상장을 통해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이바구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다수의 공유 비즈니스 기업은 스타트업이다. 나는 이들은 예외일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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