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끌기 보다는 넉넉한 인심의 마을잔치 열고파
민명강 울진군축제발전위원장
"대표적인 볼거리·먹을거리가 없다구요? 울진은 말그대로 백화점입니다. 없는게 없을뿐더러 하나하나가 모두 명품이죠! 그런 울진의 명품들을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자리가 바로 축제입니다"
경북 울진군의 축제는 조금 특이하다.
특산물과 관광지를 알리고, 연예인을 초대하고, 먹을거리 장터를 여는 등 큰 줄기는 물론 다르지 않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확실히 무언가가 다르다. 콕 찝어 얘기하자면 공무원의 역할이 만들어낸 차이점이다.
최소한 울진지역에서 축제는 지자체의 홍보실적이 아니다. 오히려 공무원들이 철저히 따돌림을 당하는 모양새이다.
군민들이 만들어낸 축제발전위원회가 지역의 모든 축제일정을 짜고, 손님들을 모으는 등 철저히 주체가 된다.
"축제는 억지로 하는 사업이나 행사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즐기는 거죠. 참여하는 사람이나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겨야 진정한 축제라고 할 수 있어요"
민명강(63) 울진군축제발전위원장은 "'축제'라는 이름보다는 '잔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고 한다.
목표가 있는 행사로써가 아니라 모두가 어울러지는 즐거움의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이다.
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는 지난 2014년 12월 출범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보이기식 축제보다는 군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울진지역의 축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매해 초에 열리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 여름 피서철을 맞아 '워터피아페스타', 가을에 '금강송 송이 및 특산물축제' 등이다.
이중 올해부터는 여름 '워터피아페스타'를 없애고, 12월 '죽변항수산물대축제'로 개편했다.
민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해 올해가 첫 업무시작인 점을 감안하며, 오는 13일 처음 열리는 '죽변항수산물대축제'가 그의 시험 무대인 셈이다.
죽변항을 축제 장소로 택한 이유도 지금껏 울진 남부지역에 국한돼 있던 축제를 울진 전역으로 확대시켜 군민 전체를 축제의 주체로 만들고 싶다는 그만의 철학에서다.
"울진은 지금껏 특색있는 축제를 키우지 못했어요. 울진에서도 많이 나는 것이지만 대게는 영덕, 송이는 봉화로 대표되면서 울진만의 색깔을 잃어갔죠. 그것을 타파하고 싶었습니다"
죽변항수산물대축제는 그래서 이렇다할 대표 메뉴가 없다. 오히려 겨울철에 나는 풍부한 수산물을 몽땅 내어놓고 참여객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뷔페식에 가깝다.
대게며 새우, 백고동, 대구, 복어, 오징어, 고등어, 방어 등 거창한 한상을 차려놓고 모두가 즐기는 마을잔치를 열어보겠다는 심산이다.
민 위원장은 "축제라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데 본질을 모두 함께 즐기자는데 있다"면서 "별다른 생각없이 오더라도 흥겨운 놀이와 먹을거리에 절로 웃음이 나는 축제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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