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관심이 화(火)를 부른다

입력 2019-12-01 15:34:20 수정 2019-12-01 16: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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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자연스레 불을 가까이 하는 시기가 다가와 동시에 화재 발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시기가 오면 매년 소방관서에서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화재는 거창하게 일어나는 것 같지만 큰 피해를 일으킨 화재도 확인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안전규정 무시나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라는 부주의(무관심)에서 시작하는 경우를 흔하게 목격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률이 전체의 절반(51%)이나 차지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부주의의 주요 원인으로는 담배(26%), 불씨 방치(19%), 음식물 조리(15%)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부분의 화재가 부주의에서 비롯되기에 우리가 조금의 관심만 가지고 생활한다면 화재로 인한 불행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북소방본부는 현장에서 도민과 소통하는 것이 화재 예방의 지름길임을 인지하고 화재취약대상에 대해 '소방간부 현장 확인제'를 실시, 자율안전관리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이는 겨울철 현장 경험이 많은 소방간부들이 직접 사업장에서 소방안전관리 컨설팅을 통해 민·관이 함께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사전에 화재를 예방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또 경북지역 환경을 고려해 재난위험 특성을 분석,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예방대책인 '지역 맞춤형 특수시책'을 발굴하고 화재안전 환경 기반 조성은 물론 민간자율 안전관리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요양병원 등 피난약자시설에 대해서는 '무각본 대피훈련'을 실시해 관계자들에게 초기 대응방안을 숙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노래방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업소에는 '비상구 등 테마 불시단속'으로 불법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꾸준히 추진할 예정이다.

소방청 자료에 의하면 부주의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화재가 56%인 주택의 경우도 음식물 조리, 담배꽁초 등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택화재 저감을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주택(아파트, 기숙사 제외)에서 발생하는 화재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화재 발생 시 경보로 사람을 대피하게 하는 기기)를 말한다.

경북도는 2020년까지 재난약자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 100% 보급을 목표로 소방협력단체 등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나 화재 취약계층에 무상으로 보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화재가 발생한다면 초기에 소방력을 집중 투입하는 '최고 수위 우선대응' 방식으로 소방력을 현장에 출동시켜 조기 진화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도 도민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겨울철 대부분의 화재는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는 화재로부터 도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평소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주변 상황을 세심히 살피고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 화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주의 화재저감을 위해 전열용품 안전사용, 담배꽁초 무단투기 금지 등 도민들이 일상생활 속 실천할 수 있는 화재예방에 동참해 '화재로부터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경북 만들기'에 앞장서줄 것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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