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학교에 활기를'..대구 효성여고,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로 두각

입력 2019-12-02 06:30:00

효성FC(축구), 맨투맨(농구), 레어(댄스)에서 꿈과 끼 발산
대구 대표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도 출전

가쁜 숨을 참고 운동장을 뛰어다닌다. 힘차게 찬 공은 골망을 시원하게 가른다.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움직인다. 춤 동작이 제법 절도 있다. 이들은 운동선수도, 전문 춤꾼도 아니다. 일반고에 다니는 평범한 대구 여고생들이다.

대구 효성여고의 축구 동아리
대구 효성여고의 축구 동아리 '효성FC' 학생들. 자발적으로 모인 '축구 소녀'들은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발판 삼아 대구 대표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나갈 정도로 성장했다. 효성여고 제공

대구 효성여자고등학교(교장 임종기)가 학생들에게 신체활동을 장려, 학교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어 화제다. 소통과 배려 등 교육적 효과를 얻고자 시작한 것이었는데 전국 대회에 대구 대표로 나설 정도로 실력을 쌓아 더욱 눈길을 끈다.

효성여고는 2019 대구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출전, 4개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농구, 축구, 창작 댄스와 힙합댄스가 그것. 이들 종목에서 1위에 오르며 최근엔 대구 대표 자격으로 전국 대회에도 나섰다.

축구 동아리 '효성FC(지도교사 김동민)'는 축구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걸 증명한다.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 18명이 구성원. 스스로 결정해 참가한 터라 이들이 축구에 보여주는 애정과 열정도 남다르다. 훈련 계획과 연습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실시한다. 선택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축구반 개설을 요청,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정도다.

점심시간이면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교정을 산책하는 여고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다르다.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공을 찬다. 그 속에서 선배와 후배 간 정을 쌓고,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날려버린다. 함께 경기를 만들어나가며 협업과 배려심도 배운다. 심판 판정과 결과에 승복하고,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법도 익혔다. 모두 책에서 배우기 힘든 것들이다.

효성FC 부장인 오현나 학생(2학년)은 "평소 운동하는 게 즐거웠는데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어서 더욱 축구에 끌렸다"며 "선배와 후배, 친구들과 함께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대구 효성여고의 댄스 동아리
대구 효성여고의 댄스 동아리 '레어' 부원들. 게임 '슈퍼 마리오' 복장을 차려 입은 모습이다. 효성여고 제공

'레어(지도교사 서유진)'는 10명으로 구성된 댄스 동아리. 춤과 음악을 즐기는 요즘 10대들에게 잘 어울리는 활동이다. 부원들은 다양한 장르이 춤을 경험하고, 함께 무대를 꾸미는 데 매료돼 모여들었다. 춤이 이들에겐 학교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이들은 교육감배 대회에 나서 에어로빅(힙합댄스)과 창작댄스 부문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에어로빅(힙합댄스) 부문에선 게임 '슈퍼마리오' 캐릭터를 표현했고, 창작댄스 부문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생운동을 주제로 춤을 췄다.

'레어'의 부장인 김려나 학생(2학년)은 "부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힘든 적도 있었지만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 보람이 더 크다"며 "대회에 나가 다양한 팀들의 무대를 보는 것도 정말 즐거웠다. 심사위원들의 시범 무대도 멋있었다. 고교 시절 큰 추억을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농구 동아리 '맨투맨(지도교사 황인섭)'의 활약도 빛났다. 13명으로 구성된 '맨투맨'은 팀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협동과 배려를 통해 교육감배 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임종기 효성여고 교장은 "여고의 실정에 맞게 여학생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며 "학생들이 자율적 신체 활동을 통해 '체(體), 인(仁), 지(智)'를 달성하고 활기찬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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