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강릉국제영화제'가 열린 지난 8~14일. 강릉시 공무원 및 강릉문화재단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부 우려 속에서 영화제를 시작하면서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걱정이 태산 같았기 때문이다.
일주일 동안 8만245명의 유료 관객이 찾았고 131회 상영 가운데 27회가 매진되면서 좌석 점유율이 83.75%에 이르렀다.
고무된 강릉시는 사업비를 올해 18억원에서 내년 28억원으로 늘리고, 국·도비 확보 등을 통해 40억원 규모로 만들기로 했다. 추진 주체도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세계 10대 영화제로 키우기로 했다.
다수 도시가 영화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릉시가 국제영화제를 추진한 것은 특화된 영화제로 만들 수만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울산시도 2021년부터 국제영화제를 만들기로 했다. 울산시 산하 울주군이 국제산악영화제를 하고 있지만 울산시가 자체 영화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영화제를 통해 산업도시 울산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이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가 있는 지역에서 '울주 국제산악영화제'를 연다. 순수 군비만 23억원을 투입할 정도다.
우리나라 3대 영화제의 하나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통상 행사가 열리는 4월 말~5월 초 전주는 영화 열기로 가득 찬다. 올해 유료 관객 수는 전년보다 5천 명이 늘어난 8만5천 명. 이 기간 한옥마을에는 20만 명이 더 찾아왔다. 전주시는 전주 인구가 65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 외지인들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매년 10월 첫째 주 목요일부터 열흘간) 서울서 부산가는 KTX는 빈자리 찾기가 어렵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7년부터 전국 영화제가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지 않고 있지만 부산의 연구기관들은 부산국제영화제(예산 145억원) 파급효과가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
영화제를 여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당장의 손익보다는 도시 이미지와 브랜드 때문에 영화제를 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의미있는 영화제가 열렸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2019 대구스포츠영화제'가 그것. 대구스포츠영화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모두 9편의 스포츠 영화를 상영했다.
첫해 민간이 주도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두어 편을 제외하곤 관객이 70% 이상 차는 열기가 있었다. 스포츠는 감동, 환희, 용기, 화합, 영광을 상징한다. 그 스포츠가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전해질 때 주는 희열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9편의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09년 고 김수철 감독과 13명뿐인 삼례여중 축구부 소녀들이 일궈낸 눈물 겨운 전국대회 우승의 감동 실화를 그린 '슈팅걸스'는 온통 눈물과 감동의 바다였다.
테니스 스타인 이형택 감독은 스포츠영화제를 찾아 영화 관람을 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한 후 "내년에는 '뭉쳐야 찬다' 팀을 초청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포츠영화제는 여타 영화제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이번 스포츠영화제도 '또 하나의 영화제'가 아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제'였다.
스포츠도시 대구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스포츠영화제에 대구시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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