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사이서도 "선거 파괴 말자"…'투표 심판론' 우세
홍콩 정부, 3만 경찰 비상대기 속 투표소 인근 배치는 자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의 향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구의원 선거가 24일 국제사회의 큰 관심 속에서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정치적으로는 위상이 가장 낮은 풀뿌리 단계의 선거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인들의 민심을 정확히 드러내는 첫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부터 홍콩 일반 투표소 610여곳과 전용 투표소 23곳에서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투표는 오후 10시 30분까지 실시됐다. 선거구별 당선자는 25일 오전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투표소 주변에서는 우려했던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대신 어느 때보다 뜨거운 선거 열기를 보여주듯 투표소마다 긴 줄이 형성됐다.
위엔룽 지역 투표소에서 줄을 서 있던 찬(31)씨는 로이터 통신에 "전에는 이런 선거를 본 적이 없다"며 "현재 상황 때문에 투표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 여야 정치인들도 이날 이른 오전 투표를 했다.
3만 명이 넘는 경찰이 투표소 인근에 투입돼 비상 근무를 서고 있다는 홍콩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각 투표소 인근에서는 경찰의 모습을 직접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투표소마다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했지만 선거 영향 논란을 의식한 듯 최대한 유권자들의 눈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경비를 서고 있다.
민주화 요구 진영에서도 선거일에는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고 투표로 현 정부를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선거를 통해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는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명의 구의원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절대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18개 구의회 중 절대다수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은 구의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다음으로 신민주동맹(Neo Democrats)이 13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6월 8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100만명 행진을 계기로 홍콩에서 전면적인 민주화 요구 운동이 벌어지고 나서 진행되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역대 구의원 선거와는 정치적 위상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선거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위한 전초전의 의미도 갖는다.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선거인단 117명을 독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최대 수백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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