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상 첫 직원 출신 농협중앙회장 출마, 문경 천호진 씨

입력 2019-11-24 16:52:16 수정 2019-11-24 18:25:31

33년 지역과 중앙 모두 경험한 농협맨
대구경북 유일 후보로 다크호스 부상 "국민의 농협 만들겠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사상 첫 직원 출신이자 대구경북 유일 후보인 천호진 씨. 고도현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 사상 첫 직원 출신이자 대구경북 유일 후보인 천호진 씨. 고도현 기자

내년 1월 31일 실시되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말단 직원 출신이 도전장을 던져 화제다.

농협중앙회장은 215만 명의 조합원, 1천118개의 농·축협조합, 10만여 명의 임직원, 35개의 계열사를 대표하는, '농민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다.

주인공은 천호진(57) 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장.

그는 23세 때인 1986년 고향인 경북 문경의 지역농협에서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중앙회 근무까지 33년간 지역과 중앙을 모두 경험한 농협맨이다.

전국에서 조합장 10여 명이 중앙회장 후보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천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 사상 첫 직원 출신이자 대구경북 유일 후보로 나서 이번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천 회장의 출마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경매사 공채 1기로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유통업무까지 오랫동안 경험하는 등 현장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1991년 북대구공판장 경매팀장, 1998년 구리공판장 경매부장, 2012년 가락공판장 사업총괄 본부장, 2016년 북대구공판장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실무뿐 아니라 현장에서 농민들과 두루 소통하면서 발로 뛰어 왔다는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농산물 유통의 달인으로 평가받아 '2014년 위대한 한국인 100인'을 수상할 만큼 능력을 인정 받았다.

지금까지 중앙회장은 주로 조합장 출신이 맡아왔는데, 조합장의 경우 이러한 경험을 하기 힘들다는 게 천 회장의 얘기다.

그는 "농업인의 고령화, 농산물 가격 하락, 수입농산물 개방 등으로 농업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처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중앙회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해 출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천 회장이 강조하는 변화는 '중앙회의 독점적 지위와 권한을 버리고 이제는 나눔과 상생을 통해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천 회장은 "33년 간 농협 생활을 통해 부대끼며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인맥이 밑천이다"며 "노조 활동도 한 만큼 직원들 간,지역 조합 간은 물론 노조와도 소통을 통해 각각의 명분과 실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조합장 1천118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93명(중앙회장 포함)이 참여하는 간선제로 치러진다.

천 회장의 공약 중에는 조합장 1천118명이 모두 투표권을 가지는 직선제도 포함돼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