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자식인가'…추운 겨울 어울리는 연극 '춘분'

입력 2019-11-26 11:20:02

29일(금) 웃는얼굴아트센터, 12월 6일(금)~8일(일) 봉산문화회관

연극
연극 '춘분'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연극 '춘분'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나는 어떤 자식인가'에 대한 회고이자 반성을 그린 이 작품은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재개발지역의 낡고 오래된 집. 노부부 춘분과 소무가 살고 있다. 춘분은 집나간 아들이 돌아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지만, 소무는 그런 춘분이 답답하기만 하다. 딸 말순은 부모를 모시기 위해 살던 집을 팔자고 하지만 소무는 딸의 권유를 거절하고…. 깊어가는 겨울, 소무는 부탁할 것이 있다며 오랜 친구 정팔을 찾아가는데….

이 연극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연극이다. 설명적인 대사를 최소화하고 짧은 구어체와 일상 언어로 구성하였으며 사실적인 무대와 조명으로 상상보다 재현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상징적인 대사와 오브제가 여기저기 숨어있다. 예를 들어 '문'이다. 공간과 공간을 가장 쉽게 분리시키기도 하지만 연결시켜주는 '문' 그 안과 밖의 대사들. '이거 문이 안열리노!?' 소무의 첫 대사는 무던히 서로에게 소통하고자 노크하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가족이라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는 오단과 말해도 모를 것이라는 속단 때문에 무너지고 무뎌지는 가족관계에 대한 보고이다.

연극
연극 '춘분'

지역의 차세대 연출가와 실력파 배우가 뭉쳤다. 소무 역으로는 극단 늘인 대표 김은환 배우가, 춘분 역으로는 극단 고도 대표 김진희가, 연출가는 극단 헛짓 대표 김현규가 맡았다. 젊은 연출가가 기성세대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는 드물어 어떤 협업으로 앙상블을 이루어 낼지 기대된다.

연극 '춘분'은 웃는얼굴아트센터가 지역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지역의 우수예술단체를 발굴하고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는 '2019 지역문화예술회관 문화가 있는 날 공연산책'에 선정되어 오는 29일(금) 오후 7시 30분 웃는얼굴아트센터 와룡홀에서 선보인다.

또 대구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 진흥과 신규 예술단체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진행하는 '2019 활동지원 창작' 사업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극 '춘분'은 12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공연이 계속된다. 문의 010-7732-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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