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기회 잡아야" 협상복귀 촉구하며 비건-최선희 라인 제안

입력 2019-11-21 15:10:10

비건 "北최선희가 협상 카운터파트 돼야"…최선희 "적대정책 先철회해야"
연말은 "北데드라인" 내년까지 협상문 열어놔…줄다리기 이어질 듯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의회 인준을 받아 부장관에 오를 경우 북미 실무협상을 계속 이끌겠다고 확인한 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의회 인준을 받아 부장관에 오를 경우 북미 실무협상을 계속 이끌겠다고 확인한 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카운터파트'로 나서야 한다며 협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비건-최선희 라인'으로의 '체급 격상'을 공개 제안했다.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상황에서 미국이 20일(현지시간) 북한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실무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재차 촉구하면서 협상팀의 체급 격상을 제시했다. 또 북한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외교의 창이 열려 있을 때 협상에 복귀하는 것이 좋으며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한 경고의 목소리도 같이 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정책 선(先) 철회를 요구하며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어 협상 재개 전망은 불투명하며 북미간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연신 촉구하면서 자신이 부장관 인준을 받을 경우 북한측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카운터파트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아니라 급을 높여 협상의 무게감을 실어보자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이 협상팀 구성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뚫어보자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원인 중 하나가 북측 대표가 온전한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비건 지명자는 특히 외교의 창이 열려 있고 북한이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잇단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도발 등 미국을 향한 압박을 무한정 인내할 수만은 없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은 북한이 올해 연말을 '새로운 셈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인위적 데드라인이라며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연말 시한이 불과 40여일밖에 남지 않은만큼 연말 시한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이자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먼저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미국의 촉구가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미가 협상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달 중순 예정한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했음에도 북한은 연합훈련은 물론 대북 제재 등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모든 적대정책을 먼저 철회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최 제1부상은 시점상 비건 지명자의 발언이 나오기 전 "핵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며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북 적대 정책이 계속되면 북미 정상회담에도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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