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가을날, 길을 걷다 들려오는 슬픈 발라드 음악이 마치 나를 위한 노래 같아 가던 길을 멈춰 선 적이 있는가? 혹은 무심코 흥얼거리거나 문득 생각나는 음악이 날씨별로, 시간대 별로 다르다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봄에 듣게 되는 노래들에는 설렘, 사랑, 꽃에 관한 가사가 많다. 특히 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벚꽃에 관한 노래가 많은데, 한 예로 '버스커 버스커'라는 가수의 '벚꽃엔딩' 이라는 곡은 봄만 되면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자리한다. 그 해의 인기곡들과 나란히 경쟁하다가 봄이 가고 여름이 와서야 차트의 상위권 자리를 내어준다. 매년 봄마다 이 노래가 차트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사람들은 '벚꽃엔딩'의 음악차트 진입으로 봄이 왔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봄이 가고 여름이 되면, 설렘 등의 조심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나 아주 경쾌하고 활기찬 감정을 느끼게 하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노래의 내용은 그에 어울리는 여행이야기인 경우도 많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 차분하고 슬픈 이별내용의 발라드가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장식한다.
가을만 되면 모든 커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이별을 다룬 발라드 음악이 인기를 누리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환경에 의한 호르몬의 변화가 바로 그 원인이었다.
인간은 여러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환경은 바로 자연환경이다. 우리는 자연 없이는 생존이 불가하다. 자연은 우리에게 낮과 밤을 선사하고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4계절도 만들어 준다. 그러면서 따뜻하거나 추운 기온의 변화가 생기며 이 계절과 기온의 변화는 인간의 심리상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여러 가지 자연의 변화 중 햇볕의 양을 뜻하는 일조량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일조량이 많을수록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이는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뇌를 자극해 사람을 들뜨게 하며 긍정적이고 충동적으로도 만든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일조량이 점점 늘어나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그것이 극대화 된 여름은 당연히 봄 보다 더욱 더 활기찬 나날을 보낼 것이며, 다시금 해가 짧아져 일조량이 적어지는 가을에는 세로토닌 분비량이 줄어 우울감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우울해지는 것은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겪게 되는 당연한 변화이다. 날씨가 바뀔 때마다 나오는 노래들이 다 비슷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가을 내내 우울한 이별 발라드 곡만 듣고 있는 것도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주말엔 밖으로 나와 울긋불긋한 단풍을 보며 조금이라도 더 햇볕을 쬐는 건 어떨까?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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