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체크] 도인이 풀이하는 도덕경 강론/ 심상원 지음/ 동행 펴냄

입력 2019-11-16 06:30:00

도인이 풀이하는 도덕경 강론 책표지
도인이 풀이하는 도덕경 강론 책표지

"도덕경은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많이 번역돼온 고전입니다. 1천여 명의 학자들이 주석을 달고 강론을 폈습니다. 본래 도덕경은 선인(仙人)의 글, 수도 정진하는 도인(道人)을 위해 씌어진 수도(修道) 지침서인데 학자들이 경(經)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엉뚱하게들 번역하고, 또 강의도 전혀 다르게 합니다. 도인을 위해서 씌어진 글이니 학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글일 것입니다."

이 책은 저자 심상원 선생이 밝힌 바대로 기존의 '도덕경' 풀이를 완전 다르게 속 시원하게 밝혀서 강론한 것을 그 제자 손태성 씨가 정리해 펴낸 것이다. 도덕경은 원래 '도경'과 '덕경'을 합쳐서 이르는 말인데, 이 책에서는 도경만 다룬다. 1장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부터 37장 도상무위 이무불위(道常無爲 而無不爲)까지 풀이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도올 김용옥 선생이 강론한 '노자와 21세기'를 저자가 자신의 비교 강론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원문을 새기고, 그 밑에 저자의 풀이와 도올 선생의 풀이를 나란히 놓아 그 차이점을 해설했다. 한문 원문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풀이가 오히려 더 어려웠던 것을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과연! 하고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명쾌하게 풀어놓았다.

도경 제6장 '곡신불사 시위현빈(谷神不死 是謂玄牝)'을 예로 들면 도올은 "골검, 계곡의 하느님은 죽지 않는다. 그것은 빔이요 무형이기 때문이다. 현빈은 갸물한 암컷 그 아래 문을 보아라. 그것이 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천지 하늘과 땅의 천지근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는데, 저자는 "곡신(단전)에서 솟아오르는 기운은 사라지는 법이 없고 그것이 깨달음을 만드는 기운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또 제8장 '상선약수(上善若水)'도 도울은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라고 해석한 반면 저자는 "가장 착한 것은 물처럼 사는 것이다"고 풀이했다.

1940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난 백담 심상원 선생은 한학, 동양철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서 '신사주정설'(일명 새로운 사주학 강의, 전 5권, 2018년)과 수필집 '승가사의 범종'(2017년) 등이 있다. 448쪽 2만3천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