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사상 최대 전략공천, 타깃은 TK?

입력 2019-11-10 18:04:09 수정 2019-11-10 22:20:52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정책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정책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이 자유한국당의 최대 전략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구 획정도 이뤄지지 않아 정치신인들이 속을 태우는 데다, 3선 중진 등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한국당의 당세가 가장 강한 TK가 전략공천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는 12개 지역구 중 9곳에서 공천 물갈이를 했고 경북은 13곳 중 7곳에서 새 인물을 꽂았다. TK 전체 25개 지역구에서 64%를 전략공천 등으로 물갈이를 한 것이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교체 비율을 최대 4분의 1까지 하겠다고 하는데 야당은 그것보다 더 높아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않겠나"라며 "인적쇄신을 하려면 전략공천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러한 메시지가 최근 당 소속 현역 의원을 비롯한 내부에서부터 영남권 중진 용퇴·험지 출마 등 인적쇄신론이 터져나오는 와중에 나온 데다 박 단장이 맡은 역할 등을 고려할 때 가벼이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소속 현역 의원이 109명인데 4분의 1 이상 물갈이는 최소 30명 이상 교체를 의미한다. 현역 의원 30명 이상을 교체하고 그 자리에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TK 정치권 일각에서 "자유한국당 이대로는 안된다"며 "TK부터 쇄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경선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비영남권 출신의 보수정당 대표가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해서는 당세가 강한 곳에서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국당 최대 전략공천 지역은 TK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권을 쥔 이가 현역을 내치고 '내 사람'을 심는다면 당연히 '공천=당선'인 TK가 중심이 될 것이다. 접전을 펼치는 수도권에서 현역을 날려버리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고, 그 경우 '내 사람'을 사지로 밀어넣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전략공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국당에서 지역 공천장을 노리는 한 인사는 "전략공천, 단수추천 등으로는 지역 내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후보가 선택되기 어렵다. 경선으로 가야 밑바닥부터 다진 이들, 청년, 신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다른 출마 예정자는 "경선으로 가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국회의원을 신인이 이기기 힘들다. 오히려 유능한 일꾼에게 과감하게 전략공천을 줘야 신인이 정치적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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