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명동 건축현장서 삼국시대 무덤·유물 발굴

입력 2019-11-10 14:10:13 수정 2019-11-11 08:04:13

대명동고분군 실체 파악에 중요한 자료 될듯, 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으로 발굴

이번 대명동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나무덧널무덤 6호 모습(위)과 삼국시대 돌덧널무덤 8호에서 출토된 상어 척추뼈. 삼한문화재연구원 제공.
이번 대명동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나무덧널무덤 6호 모습(위)과 삼국시대 돌덧널무덤 8호에서 출토된 상어 척추뼈. 삼한문화재연구원 제공.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과 유물들이 대거 발굴됐다. 이번에 발견된 대명동 고분군 유적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발굴된 것으로 80년 전 조사 사료로만 남아있던 고분군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일 남구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1858-4번지 일원) 아파트 신축공사 부지 내 4천500㎡ 터에서 47기의 무덤이 발굴됐다. 삼한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 하에 지난 7월 23일부터 9일까지 신축공사 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부지 정밀발굴조사 이전에는 재개발정비사업의 하나로 매장문화재 지표조사와 표본조사를 완료한 바 있다.

조사지 내에서는 원삼국시대 나무 덧널무덤 2기, 삼국시대 나무 덧널무덤 12기, 돌덧널무덤 21기, 암반굴착무덤 6기, 독무덤 1기가 발견됐다. 또 2세기에서 6세기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항아리, 화살촉, 접시 등 유물 250여 점과 상어 척추뼈 흔적 등을 발굴했다.

현재 신축공사 부지 내 3개의 조사 구역 중 1·2구역은 자문회의를 마치고 기록물 보존과정을 거쳐 공사가 재개된다. 다수 무덤이 발견된 3구역은 정밀발굴 조사완료 후 자문회의를 거쳐 이전보존, 영구보존 등 보존방법이 결정될 예정이다.

대명동 고분군은 달성 고분군과 구암동 고분군 등과 함께 대구지역의 주요 고분군으로 알려졌다. 1940년대 초까지도 현재 영남대병원이 있는 구릉지대에 40기 이상이 분포했으나 지금은 시가지 개발로 종적을 감췄다. 이중 일부는 일제강점기 시대인 1937년과 1938년 조사했지만 도굴된 것으로 드러나 구조적인 자료와 극히 일부의 유물만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삼한문화재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발굴로 대명동 고분군의 영역과 실체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단층건물과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주변지역 지하에도 수많은 고분이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일대에 대한 정밀 조사 와 더불어 보존 정비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30년대 대명동 고분군 북구릉 전경(국립중앙박물관소장). 삼한문화재연구원 제공.
1930년대 대명동 고분군 북구릉 전경(국립중앙박물관소장). 삼한문화재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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