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아이돌 관련 글 쓰기가 힘들다. 좋은 소식은 없고 하루가 멀다하고 스캔들이 터지는 상황이니 웃으면서 좋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특히 최근 컴백한 몬스타엑스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보면 내가 왜 아이돌 쪽으로 글을 쓴다 했을까 싶을 정도다.
시작은 몬스타엑스의 전 멤버 '원호'에 대해 예능프로그램 '얼짱시대'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정다은이 채무에 관한 폭로를 한 뒤 '빅뱅'의 탑과 대마초로 엮인 사이였던 가수지망생 한서희가 원호의 범죄사실에 대한 폭로를 하면서부터다. 결국 원호는 몬스타엑스에서 탈퇴했고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해지가 됐다.
이어 불똥은 셔누에게로 튀었다. 셔누가 한 유부녀와 불륜관계를 맺었다는 폭로가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인터넷을 통해 수위 높은 사진까지 돌아다녔다. 소속사인 스타쉽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사건이 보도되고 트위터를 봤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셔누와 원호를 비판하거나 응원하는 목소리는 기본이었고, 이미 원호가 탈퇴 처리 된 상황에서 그의 탈퇴를 반대하는 트위터리안들이 있는가 하면 일련의 사고 때문에 몬스타엑스에 대해 정 떨어져서 앨범과 굿즈를 처분하려는 사람들도 트위터에 몰려들었다. 가장 참담했던 건 셔누의 사진을 보고 난 뒤 올린 감상평(?)과 '셔누 나체 사진 구할 수 있는 곳 좀 알려주세요'라는 트위터리안들의 글들이었다.
트위터에 등장한 이 반응들을 보면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우리는 설리의 죽음으로부터 하나도 배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셔누의 사진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뭐라 말을 더 못하겠다.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걸린 것을 봤을 수도 있고, 트위터를 헤매다가 봤을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이 사진이 돌아다닌다는 것에 대해 "여자 아이돌은 항상 '누구 가슴', '아찔한…' 이런 사진 항상 떠돌아다니고 남자들은 맨날 그런 사진 돌려서 보고 그러더라"며 이 사진을 찾고 보는 데 대해서 면죄부를 구하려고 하는 글도 올라왔다. 설리의 사망 당시 악플을 욕하고 그 악플로 기사 쓰던 기자들을 욕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악플, 사생활 침해 사진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이를 못 구했다고 땅을 치는 사람들에게서 그 어떤 휴머니즘도 느낄 수 없었다. 설리의 죽음에 대해서 그렇게 욕하면서 자신들도 똑같이 행동하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몬스타엑스 팬들은 셔누가 요새 부쩍 말랐다면서 안타까워하는 중인데 다른 한 편에서는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내뱉는 일이 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말이지 우리는 일련의 사건에서 하나도 배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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