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 무용평론가
지역대학에서는 발레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 대학 외에는 발레전공 교수 채용도 하지 않고 있다. 발레 교육이 무너져 가고 있어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요즘 여성들 건강관리에 요가를 젖히고 발레가 1위가 되었다고 한다. 여성들이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은 욕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말라깽이 몸매를 선호했다면, 21세기 들어오면서 균형 잡히고 섹시한 몸매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한 기관에서 올 새해 결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드시 이루고 싶은 새해 목표 1순위로 '건강과 균형 있는 몸매를 위한 운동'이 꼽혔다. 응답자 중 '건강을 위한 운동'이 34%로 가장 많았고, 외국어 공부, 자격증 등 자기계발은 23%, 다이어트(22%), 저축(16%), 금연(5%) 등이 뒤를 이었다. 매년 새해 단골 결심으로 꼽히던 다이어트 대신 운동을 선택했다는 것은, 마른 몸매보다는 건강과 균형 잡힌 몸매를 선호하는 바람직한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이다.
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초창기에는 에어로빅이나 수영, 달리기, 등산 등에 집중했다면,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암벽등반, 무용 등으로 종목이 점점 다양해졌다. 특정 운동보다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면, 자세도 잡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가 30여 년 전 유럽에 살던 당시 그 나라의 사회체육에 감동받아 수영과 발레 클래스에 참가한 적이 있다. 출산 후라 레오타드 입는 일이 부끄러워 쭈삣거리는데, 나보다 배가 더 나온 한 여성이 당당하게 발레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녀에 비하면 좀 낫다는 생각으로 레슨을 받는데, 그녀가 임신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 점프만 조심하면 임산부가 발레를 할 정도로 보편적 이용이 놀라웠다.
이와 같은 일이 이제 대구에도 일어나고 있다. 환갑이 넘은 여고동창들이 모여 발레에 도전하고, 동창회모임이지만 작은 무대에서 발레공연도 한단다. 한 발레학원장의 말을 빌면, 자신이 수업하는 성인 발레 클래스가 7, 8개가 되고, 임산부도 수업 받고 있다고 한다. 발레의 확산이 눈에 보인다. 발레로 몸을 가꾸고 건강도 챙기겠다는 여성이 많아진 것이다.
이제 대학 무용학과에서도 전문적인 발레리나, 발레리노 양성에만 초점이 맞춰질 것이 아니라, 균형 있는 몸매와 운동으로서의 발레 요구에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발레로 몸을 가꾼다는 이야기 때문에 미를 추구하는 여인들의 발길이 발레 쪽으로 잦아졌다. 발레의 다양한 얼굴을 활용하는 무용계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채명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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