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 KS 화려한 피날레

입력 2019-10-29 19:03:33 수정 2019-10-29 19:13:41

통산 138승, 삼성→한화→두산에서 20시즌 현역 마무리
김태형 감독의 실수(?), '운명의 장난‘처럼 극적 등판

2019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의 우승을 확정짓는 아웃 카운트를 잡은 배영수. 연합뉴스
2019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의 우승을 확정짓는 아웃 카운트를 잡은 배영수. 연합뉴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칭으로 삼성 야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두산(베어스)의 배영수 선수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마운드에 우뚝 서 있었다. 통산 138승의 현역선수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마지막 등판은 '운명의 장난'처럼 극적으로 이뤄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잘 던지고 있던 이용찬 선수에게 마음을 다독여주려고 마운드를 방문한 것이 그라운드에 한 발을 들여놓는 순간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린 것. 김 감독은 심판진에게 잠시 항의를 하다, 이용찬 대신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0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박병호 삼진, 샌즈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배영수는 두산의 KS 우승을 확정지으며, 선수들과 뒤엉켜 대망의 피날레를 만끽했다.

201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달성한 후 이승엽 선수에게 샴페인을 뿌리며, 익살스런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배영수. 매일신문DB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의 삼성 라이온즈 시절 투구 모습. 매일신문 DB

삼성 팬 입장에서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 배영수를 지켜봐야 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칠성초-경북중-경북고를 졸업하고, 2000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 선발투수로 꾸준하게 좋은 성적(매 시즌 평균 10승 안팎)을 거뒀다. 삼성이 야구명가(2000년 이후 우승을 가장 많이 한 팀)로 우뚝 서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으며, 2004년에는 정규리그 다승왕, 승률 1위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15년 동안 몸담은 삼성을 떠나, 4년 동안 한화(이글스)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두산의 불펜으로 활약했다. 대구사랑이 남다른 배영수는 2014년 6월 경북대 명예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 은퇴 마지막 순간에도 "삼성 팬들께서 지금의 배영수를 만들어 주셨다"는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201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달성한 후 이승엽 선수에게 샴페인을 뿌리며, 익살스런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배영수. 매일신문DB

배영수는 29일 언론을 통해 공식 은퇴소감도 멋지게 밝혔다. "하늘이 '여기까지 하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에 20년 동안 지킨 마운드를 미련없이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아무런 미련도 없습니다. 마무리도 '가장 나답게' 확실하게 했습니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영수에게 코치 혹은 플레잉코치를 제안했지만, 배영수는 "괜히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일단 '완전한 은퇴'를 결정했다. 두산 구단은 곧 배영수에 공식적인 코치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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