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좌파블록…아르헨 정권교체에 중남미 정치지형 변화

입력 2019-10-29 16:35:14

멕시코에 이은 아르헨 좌파 집권으로 중남미 좌파 힘 받아
아르헨-브라질 관계 경색될 듯…對마두로 공동전선도 흔들

아르헨티나의 좌파 정권 귀환으로 힘을 잃던 좌파에 힘이 실리면서 우파 동맹이 흔들리는 등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중남미 핵심 국가들인 우파 정권의 브라질과 좌파 정권으로 갈아탄 아르헨티나 간의 관계도 급격하게 얼어붙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중도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당선인으로서의 첫 해외 방문지로 좌파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멕시코를 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 나란히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파 블록과 어느 정도 균형을 찾으며 퇴조하는 듯했던 중남미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도 살아나는 모양새다.

'좌파 블록' 지도자 사이에 화기애애한 분위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대선을 치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된 우리 형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에 축하와 혁명의 포옹을 보낸다"고 인사했다.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도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도 옥중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반해 아르헨티나의 마크리 정권과 가깝게 지냈던 우파 정권의 브라질은 냉랭하게 돌아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악담을 하며 "새 대통령에 축하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도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자극했다.

이때문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4개국이 구축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두로 정권이 버티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압박해왔던 중남미 국가들의 공동 행동에도 중립 입장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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