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에 걸친 방임과 가정폭력, 성폭행을 당해온 최미영(40) 씨는 외톨이로 여인숙을 전전하며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40평생을 학대와 폭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최 씨는 방 한 칸이라도 좋으니 안전한 집에서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소원이다. 하지만 갖가지 병치례에 이유없는 폭행까지 당하며 불안정한 주거환경에 노출돼 있다.
◆ 불운만 가득한 기구한 인생
최 씨는 출생과 함께 친부모에게 버림받았다. 도박 중독이었던 양 어머니는 갖가지 꼬투리를 잡아 끊임없이 최 씨를 폭행했다. 7살 난 최 씨의 눈가를 유리병으로 수차례 찔러서 생긴 흉터가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다. 그는 "매일 두들겨 맞는 게 일이었다. 도박꾼들이 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항상 날 옆에 뒀는데, 걸핏하면 '너 때문에 화투표가 잘못 나왔다'고 때리기 일쑤였다"고 했다.
해외를 오가며 일하던 양 아버지는 최 씨가 10살일 무렵 그를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최 씨가 16살 무렵일 때는 사촌오빠가 그를 임신시켜 낙태를 해야 했다. 최 씨는 "양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더니 아버지에게 '애 좀 살살 가지고 놀아라'고 말하더라. 당시엔 어려 이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 씨는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외톨이가 됐다. 양 어머니가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후 양 아버지는 홧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 후 집 근처 공장을 전전하며 음식과 잠자리를 구걸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단란주점을 떠돌면서 살다가 20대 후반부터 충북과 경북에 있는 교회 수양원, 사찰 등을 떠돌았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종교에 의지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에서도 순탄치 않았다. 수양원에서는 원장의 조카인 지체장애인과 강제결혼을 당하기도 하고, 사찰에서는 치료를 빙자한 감금을 당하면서 죽을 고비마저 넘기고 도망 나오기도 했다.
◆ 불안한 주거환경 속 상습폭행에 노출
2012년 무렵 대구로 흘러든 최 씨는 여인숙 등을 떠돌며 살았다. 지난 8월 중순에는 중구의 한 여인숙으로 이사했다가 최근까지 상습적인 폭행피해를 입었다. 전 세입자가 툭하면 팔순이 넘은 여인숙 주인을 찾아와 폭행하는 것을 말리다가 불똥이 튄 것이다.
경찰이 출동하면 잠시 무마되는가 싶지만 그 후로도 전 세입자는 끊임없이 최 씨를 괴롭혔다. 그는 "하루에도 서너번씩 쫓아와 시비가 붙었다. 벽돌로 머리를 치거나 목을 조르고 밀쳐서 타박상과 골절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며 "심지어 '감방 갔다가 나오면 너부터 죽이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최 씨는 지난 20일 참을 수 없는 복통에 병원 입원했지만 내시경, CT, MRI 등 각종 검사를 받아도 아직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최 씨는 단기 기억상실증과 후천적 뇌전증(간질), 공황장애,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지면서 시력이 감퇴하는 원추각막 질환도 앓고 있다. 기초생활수급금을 받고는 있지만 워낙 잔병치레가 많아 보증금을 모아 이사를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투병을 하면서도 그는 그동안 고등학교 검정고시, 요양보호사 취득 공부를 해왔다. 입으로는 "끊임없이 찾아드는 불행에, 더는 삶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희망이 아직 남아있는 듯 보였다.
최 씨는 "나도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모질기만 한지 모르겠다"면서 "죽을 용기로 살라던 은인의 말에 의지해보지만 계속 불행이 찾아오기만 한다"고 눈물을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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