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98명
국가 소멸 위험국으로 지목
인구절벽 해소 첫걸음은 결혼
청춘들에 가정의 가치 알려야
가을은 하늘로부터 위로를 얻는 때이다. 청명한 하늘은 삶에 찌들어 있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 맑은 가을 하늘 때문일까? 주변 곳곳에서 알려오는 결혼 청첩장을 접하며 가문의 축복을 빌어준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최악을 달리고 있다. 특히 청춘 남녀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48.1%)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씁쓰레하다 못해 청년들이 처한 현실에 안타까움마저 든다. 한 국가의 현상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이 2.1명이기에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이라는 재앙을 넘어 국가 소멸 위험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출산율 감소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서 크게 기인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의 큰 축을 담당했던 베이비부머 시절에는 혼기가 차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야(매년 100만 명 정도 출생) 한다는 생각이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개인적인 가치 실현을 우선시하고 결혼 기피 현상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피 현상은 청년들의 취업난, 주거 불안정, 구속받기 싫어하는 태도, 그리고 기성세대의 무관심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많은 저출산 극복 정책을 내놓았지만 실질적 효과가 미미하다. 그러나 비혼 현상을 지나치고 인구 문제를 논할 수 없고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첫걸음은 바로 결혼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6년 달서구청장으로 취임 하면서 인구절벽 해결 해법의 큰 몫을 결혼에서 찾고자 전국 최초 결혼장려팀을 신설하고 또한 조례를 제정했다. 나아가 달서결혼특구 선포, 공공장소 결혼식장 11개소 개방 및 결혼테마공원 조성, 20개의 기관·단체 간 MOU 체결 등을 통해 결혼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 인식 개선 아카데미, '하늘열차 도시철도 데이트' '사랑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생애주기별 교육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며 지금까지 55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민간활동 등을 포함해 73쌍의 성혼 결실을 맺었다. 지금 달서구의 결혼 장려 정책은 연못의 물수제비 파장처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오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신나는 결혼 1번지 달서'의 명성을 키워가고 있다. 이에 나는 결혼 장려 정책의 전국 파급을 위해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직접 건의도 했었고 국무총리께 서한문을 보내 제안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결혼 정책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는 작은 꿈이 실현되리라 믿는다.
결혼은 이기심이나 물질적 조건이 앞서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의 결혼 태도를 성찰하기보다 나보다 더 나은 조건의 배우자를 찾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은 결혼의 본질을 간과한 결과이다. 결혼 조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서로 채우고 사랑하다 보면 숨어 있는 진주가 발견되듯 우리 인생사에 숨겨져 있는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 청춘들에게 결혼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인 듯한 자세보다 결혼·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하며 숨겨진 축복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혼밥' '혼술'이라는 단어 사용이나 '나 혼자 산다'와 같은 TV 프로그램 방영은 자제해야 할 것이며, 결혼과 출산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이고 가정은 우리 사회의 행복 세포임을 깨닫도록 가르쳐야 한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성공 사례처럼 국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결혼 장려 문화를 범국민 운동으로 펼쳐 사회풍토를 개선해 나간다면 반드시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는 큼직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은 결코 어느 한쪽의 이익이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배려와 존중으로 행복의 나무를 함께 키우는 출발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이자 행복 결정체인 것이다. 끝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청춘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설레는 이 가을에, 사랑하라! 결혼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성을 기울이면 분명코 축복의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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