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신한울원전 보상 대안사업

입력 2019-10-25 17:19:08

탈원전 따른 예산 부족으로 대안사업 변경 불가피
사업 시행 방식두고 집행부와 군의회 팽팽한 이견대립 말썽

신한울원전 보상사업인 8개 대안사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8개 대안사업 중 하나인 울진 원남골프장 전경. 매일신문 DB
신한울원전 보상사업인 8개 대안사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8개 대안사업 중 하나인 울진 원남골프장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울진의 원자력발전 건립 보상 방안인 '8개 대안사업'을 두고 군과 군의회 사이의 갈등이 숙지지 않고 있다(매일신문 19일자 2면 등).

탈원전에 인한 예산 부족으로 사업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두 기관이 팽팽한 이견 대립을 보이면서 일부 사업은 중단되거나 사업 시행일자를 잡지 못하는 등 난항도 우려된다.

8개 대안사업이란 신한울원전 1·2호기(울진군 북면) 건립에 따른 지원금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2014년 11월 울진군·울진군의회·주민대표 등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총 2천8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사업 추진을 합의한 바 있다.

당초 합의문에는 ▷북면장기개발계획(460억원) ▷평해스포츠센터·원남골프장 등 스포츠기반시설 조성(690억원) ▷왕피천대교 건설(490억원) ▷울진지방상수도 확장(510억원) 등이 있다.

하지만 2017년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대안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신한울원전 3·4호기 건립이 중단되면서 추가 보상금액이 사라지고, 지방세수마저 줄며 비용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울진군은 당장 실효성이 적은 사업을 간추려 보다 적은 비용이 드는 다른 사업으로 변경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사업은 착공 시기를 뒤로 미뤄 국비예산을 확보하는 등 나름의 대안을 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왕피천대교 건설(490억원)→근남에코힐링센터 건립(450억원) ▷평해스포츠센터 건립에 국민체육진흥기금 신청 등이다.

그러나 울진군의회는 "주민 합의 사항을 몇몇 사람의 손으로 뒤틀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군의회는 지난달 집행부가 신청한 원남골프장 추경예산 200여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대안사업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사업방향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군의회의 목소리다.

김정희 군의원은 "대안사업은 원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숙원이 반영된 울진지역 전체의 약속이다. 예산 부족 문제는 동의하나 그 방법을 집행부 단독으로 처리해서는 안된다"면서 "자칫 집행부가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입맛대로 편성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대표단과 공동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찬걸 울진군수는 "당시 합의 때는 추가적인 예산 투입 여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예산부족으로 지금 추진 중인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면서 "쓸데없이 빚을 내 사업을 추진할 수 없고 장기적인 대안을 갖고 사업 전체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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