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통령 시정연설 중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 보여

입력 2019-10-22 18:05:10

여당 28차례 박수로 화답, 야당 손으로 X자 만들거나 귀를 막으며 항의표시
문 대통령 경제는 29번, 공정은 27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도중 공수처 관련 내용을 말하자 두손으로 X자를 그려보이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도중 공수처 관련 내용을 말하자 두손으로 X자를 그려보이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여야는 첨예한 대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문 대통령이 33분 동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여당은 수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야당은 대통령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는 표시로 손으로 엑스(X)를 표시하는가하면 경제와 안보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손짓을 섞어 시정연설하면서 "지금은 우리가 가야 할 목표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을 때"라며 야당의 호응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연설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시청각자료를 100여 장 가까이 띄웠고 '혁신'과 '포용', '공정', '평화' 등 주요 키워드는 더욱 힘줘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 성과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이 경제 분야 성과를 언급할 때 박수를 보내는 등 시정연설 중 모두 28번의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야유를 보내며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필요성을 강조할 때는 '조국'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나왔고 손으로 '엑스(X)자'를 만들거나 손으로 귀를 막으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그만 하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원들 측으로 향하자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야당 의원들 측으로 향하자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의 야유를 들은 문 대통령은 특별한 동요 없이 몸을 좀 더 야당 쪽으로 돌려 연설을 계속 이어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문 대통령은 자리에 남은 일부 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 핵심 키워드는 '경제'와 '공정'이었다. 경제는 29번, 공정은 27번 언급돼 가장 많은 빈도를 나타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공정은 10번 언급했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조국 사태' 이후 공정성 회복과 함께 검찰개혁 등 사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개혁'이라는 단어의 언급도 지난해 1회에서 올해 10회로 급증했다.

경제 활성화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 점도 올해 연설의 특징이다. '경제' 키워드 언급은 지난해 27회에서 올해 29회로 늘었다. 또 '혁신'은 12회에서 20회로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공정'을 위한 '개혁'이라는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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