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제한속도 '시속 50km' 2021년 본격 시행

입력 2019-10-22 17:24:49 수정 2019-10-22 21:55:36

두산오거리-범물네거리 구간 '속도 줄이기' 시범 운영키로…대구경찰청, 안전속도 5030정책
정비대상 80여곳 내년부터 교통흐름 등 정밀 점검

22일 대구 수성구 화랑로에서 승용차들이 도로 노면에 표시된
22일 대구 수성구 화랑로에서 승용차들이 도로 노면에 표시된 '70'(제한속도 시속 70km) 숫자 위를 달리고 있다. 보행자 안전과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자 감소를 위해 2021년 4월부터 대구 도심 내 차량 운행 속도가 최대 시속 50㎞ 이하로 제한될 예정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이르면 내년부터 대구 도심 내 차량 운행 속도가 시속 10km 낮아질 전망이다.

대구경찰청이 자동차 속도 줄이기 정책을 이달부터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교통 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와 시민 안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이달부터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속도 5030정책'(도로 속도제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4월 개정된 도로교통법령에 따르면 자동차 전용도로 등을 제외한 주거·상업·공업 지역의 도심 도로는 시속 50km 이하로 최고속도가 제한된다. 정부는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021년 4월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대구 도심 도로는 일부 자동차 전용도로, 어린이보호구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시속 60㎞가 제한속도다.

법령 개정에 따라 올해 대구 전역 '속도현황지도'를 만든 대구경찰청은 '수성구 두산오거리~범물네거리 구간'을 시범 운영지역으로 정하는 등 본격적인 속도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

제한속도 조정 검토 대상 도로는 ▷신천대로 등 제한속도 시속 80㎞ 구간 7곳 ▷반야월네거리∼경산시계(대림치안센터방면) 등 70㎞ 구간 16곳 ▷백안삼거리∼동화사 집단시설지구 삼거리 등 60㎞ 구간 87곳이다.

다만 신천대로, 앞산순환로 등 자동차 전용구간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구간은 현행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더라도 지방경찰청장 재량으로 과거 제한속도 규정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지역도로 상황에 맞춰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 택시업계를 중심으로는 제한속도가 급격히 낮아질 경우 도로교통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도로교통 전반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집객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신호주기를 조정하는 등 대기 시간을 줄이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좋은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운전 습관이 나아지고, 과속이나 난폭운전이 줄어 교통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제한속도를 낮추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충분히 쌓였다"면서 "도심에서 시속 50km 정도면 교통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으면서 교통사고를 줄이기에는 충분한 수치다. 특히 속도를 낮추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 소음과 대기오염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달구벌대로 10.4㎞ 구간을 각각 시속 70·60·50㎞로 시험 주행했을 때 2∼5분 정도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단순히 최고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도로 상황도 함께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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