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 무용평론가
요즘 공연예술은 고유한 자기 영역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관객과의 소통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공연자의 경우, 특히 춤의 도움을 받으려는 노력이 적극적이다. 그렇게 춤은 타 예술장르에서 인기가 있지만, 정작 춤 자체 공연은 대중으로부터 크게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타 장르 퍼포먼스에서 춤이 본연의 주된 장르만큼 중요하게 인식 되는 경우도 많다. 가수인 아이돌들은 춤을 추지 못하면 큰 결격사유이고, 보컬 연습만큼 춤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뮤지컬 배우들은 노래만큼 춤에도 능력이 있어야 뮤지컬 배우의 길을 갈 수가 있다. 연극과 오페라 등에서도 점점 춤의 역할이 커져 간다. 대사와 노래로 그들의 주제를 전하기보다 몸짓과 춤을 사용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노래만으로는 그렇게 주목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다. 세계적 열풍으로 많은 패러디가 만들어질 만큼, '말춤'은 유래 없는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쉽고 중독성 있는 노래의 멜로디와 더불어, 누구나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재미있는 춤으로 인해, 이 노래는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
요즘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케이팝 가수들의 노래는 춤과 하나가 되어, 노래에 따른 그들의 고유한 춤이 곧바로 연상이 된다. 언어적 장벽을 받지 않는 춤은 세계적 소통이 더욱 용이하고, 한류열풍의 중심에는 한국가수들의 환상적인 춤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춤을 보라! 그들의 자유로운 춤을 따라 추는 외국인들에게는 노래는 따라 부르기 힘들지만, 춤은 쉽게 그들에게 다가감을 알 수 있다. 주객전도로 노래가 오히려 춤의 백 뮤직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이러한 춤을 보고 관객들은 어렵다고 하지 않는다. 리듬에 따라 즐기는 춤이거나 적재적소의 재미를 위해서, 또는 길지 않게 그들의 의도가 분명히 감지되게 춤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시간 이상의 긴 공연을 춤으로만 안무자들이 주제를 표현하려는 무용공연을 관객들은 대체로 어려워한다. 관객들은 춤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춤 내면의 깊은 뜻을 찾고자 골몰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용공연도 가볍게 다가가 관람하면 어느새 나만의 감상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춤 한 장면의 아름다움에 도취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한 것이다.
그리고 안무자들은 춤 공연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그들의 리그에서 진일보 할 수 있다. 관객에게 다가가는 춤이야말로 더 큰 호소력으로 관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명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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