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실로 충격적이었다.
15일 오후 11시 MBC 'PD수첩'에서는 'CJ와 가짜 오디션'이라는 제목으로 '프로듀스X101'과 '아이돌학교'의 조작 논란에 관한 방송을 내보냈다. 이번 방송은 X1(엑스원) 뿐만 아니라 아이돌 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판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었던 것이다.
내용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일단 첫 방송 센터 선발과정부터 조작 정황이 있었고, 연습생들에 대한 관리가 인권 유린에 가까웠던 점, 일부 연습생에게 분량이 몰려들어간 정황, 그리고 치사하게 대들었다고 분량을 확 날려버린 점, 그리고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MBK 엔터테인먼트,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제작진의 유착까지. 방송이 진행된 50분동안 '내가 CJ에 농락당했구나'라는 분노와 배신감에 소름이 돋았다. 아마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것이라 생각한다.
이 방송을 보면서 CJ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돌 산업에 뛰어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나온 CJ의 아이돌시장 장악 방안 그래픽을 보면 '기획·개발→방송홍보→제작·관리→유통' 이란 순서도를 그리고 있다. 이 방식은 CJ가 영화 제작에 뛰어들면서 만든 한국형 영화스튜디오 방식이기도 하다. CJ는 음악과 아이돌시장도 영화와 같은 방식으로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대기업으로서 음악시장에 시장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점하고 싶었다고 해석하게 된다.
보도에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앞서 말한 3개 기획사가 어떤 경위로 프로듀스X101의 총괄 PD인 안준영 PD와 유착이 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이 오고간 정황이 있을 터인데 그부분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지 못한 듯하다. 또 투표를 집계한 PD와 안준영 PD, 그리고 엠넷과 CJ EnM 임원들까지 연결돼 있을 이번 조작의 고리를 모두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 부분은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이 밝혀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방송을 보면서 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X1(엑스원) 일부 멤버에 대한 '사이버불링'을 포함한 각종 비난의 화살이 그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들은 간절한 꿈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한 죄밖에 없다. X1멤버도, 떨어진 연습생도, '아이돌학교'로 데뷔한 프로미스 나인도,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연습생, 그리고 일반인 지원자 3천여명도 모두 CJ가 진행한 대국민사기극의 피해자 중 한 명일 뿐이다.
이제 CJ에게 이 한마디를 해야겠다. "모두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이딴 오디션 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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