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 정국타개 방안 고심

입력 2019-10-14 18:07:18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긍정 반응 속 내년 총선 준비에 비상 걸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힌 14일 오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만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힌 14일 오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만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자 여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 정국 타개방안에 대한 숙고에 돌입했다.

당내에선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가 현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과 연동될 수 있는 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야당과 보수진영의 끈질긴 요구가 관철된 '모양새'이기 때문에 6개월여 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여당으로선 부담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오후 이해찬 대표 주재로 고위전략회의를 소집해 조 장관 사퇴 이후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전략기획 담당 당 간부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참석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의지와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물러나게 되어 안타깝고 아쉽다"며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어려움 속에서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검찰개혁 제도화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조 장관의 노력과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정치권에선 검찰개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조 장관을 검찰개혁을 이끌 '간판'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검찰개혁을 위한 조치들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수야당이 공을 들여 온 '검찰개혁=조국 가족 지키기' 프레임이 힘을 받고 있고 국정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는 상황이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조국 블랙홀'에 여당의 정국주도권이 흔들리고 있고 집권당의 강점인 정국 이슈 주도 및 선점 등의 카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 상황도 장관 교체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조국 지키기에 전력을 쏟아온 여당으로선 당장 내년 총선이 걱정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론분열에 대해 사과하고 야당의 사퇴 요구를 마지못해 수용하는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조국 지키기'에 대한 여론 악화 분위기에 청와대가 뒤늦게 '차기 총선 승리 없이는 진정한 검찰개혁 마무리도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여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수도권과 충청권 여론이 흔들리면서 '조국을 털고 가야 총선을 기약할 수 있다'는 원내외 지역위원장들의 요구가 빗발친 것으로 안다"며 "더 이상 청와대가 조 장관을 고집하다가는 향후 총선 국면에서 여당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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