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베트남, 말레이시아 1-0 꺾고 월드컵 2차 예선 첫 승

입력 2019-10-11 11:30:34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0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1대0으로 승리하자 베트남 하노이 미딘 경기장을 가득 메운 베트남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0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1대0으로 승리하자 베트남 하노이 미딘 경기장을 가득 메운 베트남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1대0으로 잡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향해 한발짝 다가갔다.

베트남은 10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2차전 홈 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1대0으로 꺾었다. 5일 태국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겼던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전 승리로 1승 1무를 기록해 G조 2위(승점 4)에 올랐다.

주축 공격수 르엉 쑤언 쯔엉이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한 베트남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응우옌 꽁푸엉과 응우옌 꽝하이, 응우옌 반 또안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FIFA 랭킹 99위인 베트남은 158위인 말레이시아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고 경기 초반 고전했다.

베트남은 끊임없이 말레이시아의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27분에는 침투 패스를 받은 꽝하이의 슛이 말레이시아의 골 그물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끈질긴 공격은 전반 막판 마침내 결실을 봤다. 전반 40분 꾸에 응옥하이가 찔러준 로빙 패스를 받은 꽝하이는 넘어지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에 왼발을 갖다 대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에도 베트남의 공세는 계속됐다. 응우옌 아인 득은 후반 28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 30분이 지나자 체력이 떨어진 듯 양 팀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근육 경련을 호소하는 선수도 속출했다. 경기 막판 말레이시아의 공세를 잘 막아낸 베트남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그대로 승리를 따냈다.

예선전 첫 승을 거두자 베트남 국민들은 말 그대로 열광했다. 한 베트남 축구팬은 "박항서 매직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면서 "이참에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도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미딘 경기장에는 평일 저녁인데도 거의 빈자리가 없었고, 경기 내내 "베트남", "찌엔 탕(승리)"을 외치는 축구팬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경기장 곳곳에서 베트남 국기와 함께 태극기가 눈에 띈 가운데 "박항서"를 연호하는 목소리도 종종 들렸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이나 경기장에서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 팬들은 거리로 나가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며 "베트남, 베트남"을 쉼 없이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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