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월동 준비" 가을철 주택가 출몰 멧돼지 '주의보'

입력 2019-10-07 17:28:21 수정 2019-10-07 21:20:34

최근 3년 간 10~11월 멧돼지 포획 신고 가장 많아
"짝짓기·월동준비 탓 평소보다 많은 단백질 필요"
등 돌려 도망치거나 소리 지르면 안돼

지난달 18일 대구 동구 한 공동주택 단지 인근 도로에 출현한 멧돼지가 차량과 부딪힌 뒤 쓰러져 있는 모습. 대구 동구청 제공.
지난달 18일 대구 동구 한 공동주택 단지 인근 도로에 출현한 멧돼지가 차량과 부딪힌 뒤 쓰러져 있는 모습. 대구 동구청 제공.

지난 5일 오후 8시 46분쯤 대구 수성구 매동초등학교에 몸무게 80㎏에 육박하는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경찰은 순찰차 2대를 출동시켜 학교 입구를 봉쇄해 멧돼지를 가뒀고, 유해조수구제단 엽사가 엽총으로 멧돼지를 사살했다.

지난달 18일 오후 대구 동구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나타난 멧돼지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달리는 차들 사이로 멧돼지가 지나가다 차 5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수십 ㎏에 이르는 멧돼지와 부딪힌 차들은 손상을 입었고, 멧돼지도 즉사했다.

쌀쌀해진 가을철 월동 준비에 나선 멧돼지들이 학교나 주택가 등 도심 민가에 자주 출몰하면서 '멧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에서 멧돼지 포획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수는 1만22건에 이른다. 10월이 1천508건으로 가장 많았고, 11월(1천211건), 9월(902건) 등 순이었다. 대구소방본부에서도 2017년과 지난해 가을(9~11월)에만 63건의 멧돼지 포획 출동에 나서 여름(6~8월·49건)보다 많았다.

이는 멧돼지가 짝짓기에 나서는 가을~겨울철을 앞두고 평소보다 더 많은 먹이를 먹어야 해서 최근 활동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영구(60) 야생생물관리협회 북구지회장은 "가을철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들은 대부분 산에 있는 도토리나 밤으로는 보충하기 어려운 단백질을 섭취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짝짓기와 겨울나기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 시기여서 도심까지 먹이를 찾아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대구 유해조수구제단 관계자는 "야생 멧돼지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면서 "멧돼지 움직임을 지켜보며 바위나 나무 뒤로 피하고, 만약 사람을 위협할 경우 즉시 119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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