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위안부 문옥주 일대기 쓴 모리카와 마치코 씨 별세

입력 2019-10-06 19:07:48 수정 2019-10-09 09:21:50

모리카와 마치코(오른쪽) 씨는 고 문옥주 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를 수십차례 방문했다. 사진은 1994년 방문.
모리카와 마치코(오른쪽) 씨는 고 문옥주 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를 수십차례 방문했다. 사진은 1994년 방문.
고 모리카와 마치코
고 모리카와 마치코

대구 출신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1924~1996) 할머니의 일대기를 쓴 모리카와 마치코 씨가 5일 백혈병으로 일본 나가노현 신슈대학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모리카와 씨는 일본군 위안부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1990년대 초 피해자들의 일본 초청 강연을 통해 문옥주 할머니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할머니의 허락을 받아 일대기를 준비했고, 15개월에 걸쳐 버마(미얀마) 현지 조사와 2천여 명에 이르는 현지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1996년 일본에서 '문옥주, 버마 전선 타테사단의 위안부였던 나'를 처음 펴냈다. 한국에서는 2005년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시민모임'에서 한국어판 '버마전선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 를 펴냈다.

모리카와 씨는 '야마가와 기쿠에 기념 부인문제연구장려금'을 받았고, 버마(미얀마)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현지 조사했으며, 일본 내 단체인 '매매춘 문제와 싸우는 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출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옥주 할머니의 일대기.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출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옥주 할머니의 일대기.

한편 문옥주 할머니는 최근 이영훈 이승만학당 학장이 펴낸 '반일종족주의'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증거로 예를 든 장본인이다. 이 학장은 이 책에서 종군위안부들을 가리켜 '개인의 영업' '전쟁 특수를 이용해서 한몫의 인생을 개척했다'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옥주 할머니는 16세였던 1936년 일본 헌병대에 끌려가 만주와 동남아시아 미얀마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문옥주 할머니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에 이어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자신이 피해자임을 밝혀 관심을 모았고, 아시아태평양전쟁 한국인희생자 보상청구사건의 원고로도 활동했다.

정종숙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은 6일 SNS에서 "대구여성회가 대구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기 시작할 때쯤 일본 우편국 직원이던 모리카와 씨가 문옥주 할머니의 군사우편저금을 찾아내 위안부가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이었음을 증명해 주셨다"며 "일본의 제국주의적 국가 운영에 우려를 표하고 전쟁 범죄에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을 잃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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