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부부의 피해자 행세가 국민의 인내 한계를 넘고 있다. 이들이 뱉어내는 말은 자신들은 양심과 법률의 기준에서 한 치의 잘못도 없는데 언론과 검찰이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조 장관이 26일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한 말도 그렇다. 그는 "연일 제 가족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의혹 보도가 계속된다는 진실, 제 가족이 수사를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마냥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 참 힘들다"고 했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다. 무슨 근거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언론 보도가 검증되지 않은 의혹 보도임이 '진실'이라는 것인가. 그런 말을 하려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의혹 보도' 중 언제 어느 언론사의 어떤 보도의 어떤 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론 보도 중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확인된 게 몇이나 될까.
조 장관이나 여당이 구체적으로 지목한 보도가 없는 것을 보면 그런 것은 없는 듯하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지켜보기 힘들다'며 언론 보도의 피해자인 척하고만 있을 게 아니다. 당장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될 일이다. 더군다나 조 장관은 형법을 전공한 이른바 사계(斯界)의 전문가 아닌가. 변호사의 도움 없이도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뭘 망설이나.
조 장관 부인 정경심 씨의 피해자 행세는 더 기가 막힌다. 정 씨는 자녀가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에 대해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삼류 신파극 뺨치는 감성팔이다. 자기 자식의 '스펙 위조' 때문에 대학 진학 기회를 놓치고,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자기 딸 때문에 장학금을 받지 못한 가난한 학생들과 조 장관 자식과 같은 '스펙'을 만들어주지 못한 '못난' 부모의 가슴에는 더한 피눈물이 난다.
정 씨는 또 자신의 처지를 덫에 걸린 쥐새끼라고 했다. 수구수원(誰咎誰怨)도 너무 뻔뻔하다. 누가 자신을 그런 처지로 몰았나. 바로 자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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