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맘스터치, 버거킹,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떠올라
롯데리아, 맥도날드는 점포수 감소 추세… 마케팅 강화하고 추억의 메뉴도 출시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전통의 강자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주춤한 사이 맘스터치와 버거킹 등이 덩치를 키우고 있고,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를 내세워 시장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버거업체들은 '가성비' 대결과 추억의 메뉴 재출시, 경품 이벤트 등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부쩍 덩치 키우는 경쟁자들
주로 치킨을 활용한 버거류를 판매하는 맘스터치는 매장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05년 출시한 대표메뉴 '싸이버거'를 필두로 언빌리버블 버거, 인크레더블버거 등이 인기다.
2016년 1천1곳이었던 매장 수도 2년 새 166곳이 늘어나 지난해 기준 1천167곳에 이른다.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메뉴 경쟁력 외에도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대로변보다는 골목길 위주로 출점, 임차료 비중을 낮춘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리아보단 매장 수가 아직 160곳이 적지만 롯데리아의 점포수가 감소세에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추월 가능성이 엿보인다.
신세계푸드도 최근 버거 가맹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6월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 '버거 플랜트'를 출시하고 강남에서 2개 매장을 운영하던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노브랜드 버거'로 이름을 고친 후 홍대 상권에 신규 출점했다.
주요 버거 브랜드 세트 메뉴가 4천~7천원 사이에 형성되는 것에 비해 노브랜드 버거는 3천~6천원대로 가격을 낮췄다. 버거 단품 시작가격도 1천900원으로 편의점 햄버거보다 저렴하다.
노브랜드 버거는 연말까지 직영점 10여곳을 오픈하는 등 매장 수를 늘릴 계획이다. 추후 가맹점 사업이 본격화되면 매장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가맹사업을 위한 기본 절차인 노브랜드 버거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신세계푸드는 버거 플랜트 출시 당시부터 2020년부터 가맹점을 모집해 2021년 100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었다.

버거킹도 2016년 266곳이었던 매장 수를 지난해 340곳으로 늘리며 체급을 키우고 있다.
버거킹은 '사딸라'(4천원대) 메뉴를 앞세운다. 지난해 10월 4천900원 세트 메뉴인 '올데이킹'을 출시하고 콰트로치즈와퍼주니어, 롱치킨버거, 통새우와퍼주니어 세트 메뉴를 4천900원에 판매했다.
배우 김영철을 모델로 인터넷 유행어 '사딸라' 광고를 집행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도 펼쳤다. 5개월간 누적판매량 550만 세트, 9개월만에 1천만 세트 판매를 돌파했다. 기간별로 제품을 바꿔가며 올데이킹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주춤한 전통의 강자 롯데리아, 맥도날드
반면 시장 지배자였던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주춤한 모습이다.
롯데리아는 2017년 기준 1천350곳이었던 매장이 지난해 1천337곳으로 13곳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최근 2년간 연간 3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2016년 9천488억원에서 지난해 8천310억원으로 11% 감소했다.
맥도날드는 2016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하며 정확한 매장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만 20곳이 넘는 매장을 정리하는 등 외형적으로 움츠러들고 있다.
맥도날드는 대신 기존 매장의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3월부터 점심 할인 메뉴인 맥런치를 폐지하는 대신 하루 종일 세트 메뉴를 할인가에 판매하는 '맥올데이'세트를 만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전 세계 30여개 도시를 누비는 '글로벌 빅맥 원정대'를 모집하기도 했다. 매일 한 명을 추첨을 통해 선정,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30여개 도시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추억 메뉴 재출시…치열한 생존 경쟁
버거업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리아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오징어 버거'를 한달 동안 한정 판매한다. 오징어버거는 대표적인 '추억의 메뉴'로 지난 7, 8월 진행된 '레전드버거' 투표에서 66만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재출시된 오징어버거는 롯데리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운 모바일 할인 경쟁도 눈길을 끈다. 버거킹은 와퍼 세트류를 최대 40% 할인하는 등 각종 모바일 할인쿠폰을 수시로 제공한다. 맥도날드도 모바일 앱으로 에그 불고기 버거 1천원 쿠폰 등 각종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모바일 쿠폰은 각 업체의 스마트폰 앱은 물론 OK캐쉬백, 시럽 등에서도 손쉽게 받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2조7천억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 정체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기존 업체들의 위축 배경에는 신흥 업체들의 거센 도전의 영향도 있었지만 가정간편식 확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등 식문화의 변화로 버거를 찾는 소비자가 줄었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주 고객층인 10~30대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 할인 경쟁이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줄더라도 매출을 유지하자는 식의 경쟁이 지속되면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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