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여진 1년 6개월만에…작은 진동에도 시민들 놀라

입력 2019-09-26 11:33:04 수정 2019-09-26 14:24:15

포항지진 여진 미소지진까지 합치면 611회 발생
"지진 느꼈다. 불안하다" 유감신고 소방당국에 22건 접수
육아 부모, 아기 짐 싸놓고 또 지진 오면 대피하려 뜬눈 밤새

잠잠했던 '11.15 경북 포항지진' 여진이 1년 6개월 만에 발생했다. 규모 2.0대 작은 진동이었지만, 새벽시간대 발생한 데다 더 있을지 모를 여진 걱정에 시민들은 밤잠을 설쳤다.

26일 오전 2시 57분쯤 포항 북구 북북서쪽 6㎞ 지역(흥해읍 초곡리)에서 규모 2.3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 깊이는 8㎞, 계기진도는 Ⅰ로 관측됐다.

Ⅰ은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수치이지만, 진앙과 가깝거나 매우 민감한 사람은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여진은 한참 뜸했던 포항지진의 여진이라는 점에서 포항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15 포항지진 여진은 지난해 3월 31일 0시 20분쯤 포항 북구 북쪽 7㎞ 지역(흥해읍 남송리)에서 규모 2.0 지진이 발생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계기진도는 Ⅱ로 기록돼 있다. Ⅱ는 매달린 물체가 약하게 흔들리는 수준이다.

북구 창포동에 사는 김지연(34) 씨는 "새벽에 아기를 재우는 데 진동이 느껴져 깜짝 놀랐다. 지진이 또 올지 몰라 짐을 싸서 한편에 놓고 밤을 뜬눈으로 보냈다"고 했다.

북구 덕수동 최진영(37) 씨는 "진동을 확연히 느꼈지만, 지진 알림 문자가 오지 않아 더 불안했다. 추워지면 지진이 발생하는 것 같아 올 겨울이 무섭다"라고 했다.

이런 신고는 이날 경북소방본부에 22건이 접수됐다.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포항 북구 북쪽 9㎞ 지역(흥해읍 용천리)에서 5.4 규모로 발생했으며, 기상청 관측 사상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 여진은 규모 2.0~3.0 미만 93회, 3.0~4.0 미만 6회, 4.0~5.0 미만 2회 등으로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모두 101회다.

지진 여진이지만, 규모 1.0~2.0 미만의 미소 지진이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는 여진은 510회나 발생했다.

26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읍 초곡리 규모 2.3 지진 발생 지역(위도 36.09 N, 경도 129.33 E). 구글 지도 갈무리.
26일 오전 포항 북구 흥해읍 초곡리 규모 2.3 지진 발생 지역(위도 36.09 N, 경도 129.33 E). 구글 지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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