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좁아져 심장에 혈액공급 되지 않아 발생…풍선 확장, 스텐트 시술 또는 관상동맥 우회술
#평소 고혈압과 당뇨로 동네 의원에서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해 오던 67세 남성 A씨. 몇 주 전부터 한번씩 가슴에 통증을 느끼다가 최근 들어 통증이 심해지고 빈도가 잦아지자 병원을 방문했다. 혈액 검사, 심전도 검사,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한 담당 의사는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진 '허혈성 심장질환'이 의심된다고 하며 큰 병원 진료를 권유했다. 대학병원 심장 내과에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 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A씨는 말로만 듣던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덜컥 앞선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는 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이다. 흔히 날씨가 추워지면 심장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할 일이 많아지는 시기가 왔다고 얘기한다. 실제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이 되면 심혈관 문제를 가진 응급 환자들이 늘어난다.
◆피가 잘 돌지 못해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
우리 몸은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인 동맥혈을 지속적으로 공급을 받아야 유지할 수 있다. 심장은 이러한 혈액을 우리 몸 전체에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심장이라는 장기 자체도 이러한 동맥혈을 공급 받아야 힘차게 잘 뛸 수 있는데, 심장에 혈류를 공급해 주는 통로가 바로 관상동맥이라고 하는 혈관이다.
관상동맥이 여러 이유로 인해 통로가 좁아지게 되면 심장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원할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심장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만큼의 혈액을 곳곳으로 잘 보내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한다. 단계적으로 심장 허혈이 심각한 정도에 따라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상황을 일컫는다.
관상동맥을 좁게 만드는 상황이나 조건들이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관상동맥 내에 찌꺼기가 쌓이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데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이 동맥 경화 발생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혈관 자체는 깨끗하지만 관상동맥이 과도하게 수축함으로써 좁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또 드물지만 선천적으로 관상동맥에 기형이 있어 심장으로 혈액을 잘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허혈성 심장 질환의 증상
흔히 드라마, 영화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하였을 때 가슴을 움켜 잡으면서 쓰러지는 모습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심장마비는 허혈성 심장질환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다. 관상동맥을 막고 있던 혈전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다른 혈관을 완전히 막았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허혈성 심장 환자들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의 통증이 있다고 해서 그 원인이 모두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것은 아니다. 묵직하게 가슴을 누르는 느낌이 나거나 쥐어짜는 듯한 양상의 통증일 때,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했을 때 그 통증이 나아진다면 허혈성 심장질환을 좀 더 의심해 볼 수 있겠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와 심전도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지만, 질환 정도가 아주 심각한 심근경색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러한 진단 방법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심장 초음파 검사, CT촬영과 같은 방법들이 진단에 도움을 준다.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은 혈관 조영술을 통해 좁아진 관상동맥으로 흐르는 혈류를 보는 것인데 다리의 대퇴 동맥이나 손목의 요골 동맥으로 접근하여 시행한다.
◆풍선 확장·철망 삽입 vs 관상동맥 우회 수술
좁아진 관상동맥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풍선 확장술을 하거나 철망(스텐트)을 삽입하여 혈관을 넓히는 시술 방법도 있지만, 병변이 관상동맥의 주요 부위에 있거나 여러 군데 있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심장수술은 가슴 중앙을 세로 방향 20~25cm 정도 절개하여 시행하게 된다. 시술이 기존의 막힌 혈관을 넓혀 주는 것이라면, 수술은 막힌 혈관은 그대로 두고 우리 몸에 있는 깨끗한 혈관을 채취하여 막힌 부위를 우회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를 관상동맥 우회술이라고 부른다.
이때 새로운 혈관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이 가슴 안쪽에 있는 내흉동맥과 다리의 복재 정맥, 팔의 요골 동맥 등이다. 일반적으로 심장 수술은 수술 중에 심장을 멈추고 인공심폐기의 도움을 받지만 관상동맥 우회술은 이러한 과정 없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도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이를 무펌프 관상동맥 우회술이라 부른다.
물론 심장을 멈추고 하는 관상동맥 우회술도 많이 시행하지만,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것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고 환자에 따라 필요로 하는 방법이 다를수 있다. 전체 수술 시간은 환자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4~6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일주일 전후의 수술 후 입원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관상동맥 우회술 수술 후에는 초기 2~3개월은 절개한 뼈가 붙는 시기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전을 하는 등 가슴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조준우 대구가톨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장기적으로 기본적인 위험 인자(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조절이 중요하다"며 "심장수술을 받았다면 새로 연결한 혈관에 병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방 받은 약물을 잘 복용하고, 심장과 혈관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가슴에 통증이 있으면 심장질환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가슴 통증의 원인은 근육이나 뼈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하여 심장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 처음부터 너무 걱정하기 보다는 가까운 병원에 들러 감별 진단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도움말 조준우 대구가톨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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