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삭발 릴레이, 나경원 원내대표 마지막 주자 될까?

입력 2019-09-20 16:35:52 수정 2019-09-20 19:51:44

그동안 구축한 이미지와 충돌…뒤늦은 삭발 명분도 있어야
당내 일각에서는 총선불출마 결단 요구키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삭발 릴레이'가 확산하면서 관심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 여부로 옮겨붙고 있다.

황교안 당 대표 삭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삭발 투쟁 대열을 일각에서는 '공천 호소용'으로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고 또한 계속된 삭발이 더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마지막 한방'으로 나 원내대표를 지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성 원내대표의 삭발이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결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삭발 릴레이 마무리 주자로 나설까.

전망은 '그렇지 않을 것'에 몰리는 듯 하다.

자칫 제1야당 원내대표가 여론의 조롱거리가 될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나 원내대표가 그동안 자신을 관리해온 차분한 세련미와 이지적인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데 적잖은 사람이 동의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의 삭발 이야기는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적인 측면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삭발을 위해서는 좀더 확실한 명분도 필요해보인다. 지금의 삭발 릴레이에 동참하는 수준이라면 삭발의 효과를 빛이 바랄 가능성이 크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본인이 아니면 안되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 나서려할 것이고 그를 통해 여론 지지층을 끌어들이고 차세대 지도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 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에서는 삭발보다는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등으로 패스트트랙 수사 변수를 책임지고 종결하는 게 나 원내대표로서는 더 큰 한방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머리를 깎는 이미지 정치가 아니라 솔선수범, 선당후사의 결단을 통해 '차기'를 도모할 수 있는 주자로 발돋움하라는 주문이 담긴 이야기다.

한국당도 '삭발 릴레이'에 대한 희화화를 우려해 삭발 자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고 대신 다음 투쟁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역의 한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검찰청 앞에서 '조국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그 길로 패스트트랙 수사를 받으러 가면서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을 테니 동료 의원들의 허물은 모두 제 어깨에 올려 달라'고 얘기한다면 국민의 시선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자유한국당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송석준, 장석춘(왼쪽부터)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국회 본청 앞에서 자유한국당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송석준, 장석춘(왼쪽부터)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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