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에 대한 여권의 유체 이탈 화법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어떻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국민의 화를 돋우는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뱉어내는지, 그 후안(厚顔)이 놀라울 따름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 바로 그렇다. 그는 '추석 민심' 이라며 "국민의 관심은 오직 민생을 향했고, '민생 먼저'가 절대명령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은 (법무)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성실히 담당해)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을 이렇게 함부로 팔아도 되나? 이 원내대표가 말한 '국민'이 어떤 국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희망'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희망일 뿐이다. 이 원내대표의 표현대로 '조국 블랙홀'은 온 국민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중력이 얼마나 강한지 국민 대다수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조국 사태를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만 주시하고 있다. '민생' '민심' 같은 단어를 아무리 주워섬긴들 다른 데로 돌려질 관심이 아니다.
이런 '조국 블랙홀'을 누가 만들었나? 언론과 야당의 검증에서 조 장관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음이 드러났음에도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과 그런 '민심 배반'을 부추기고 옹호한 여당이 아닌가. 그래 놓고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자니, 도대체 누구에게 할 말을 누구에게 하는지 모르겠다.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자'는 국민이 아니라 문 대통령에게 할 소리 아닌가.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는 방법은 간단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 장관을 사퇴시키고 '자연인'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하면 될 일이다. 그게 바로 문 정권이 입만 떼면 외치는 '평등, 공정, 정의'이다. 어쩌면 문 정권의 명운도 여기에 달렸을지도 모른다. '사법 개혁'을 한답시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나 법무장관의 '검찰 인사권'으로 수사팀을 압박하는 것은 '조국 블랙홀'의 에너지를 더욱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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