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학년과 6학년의 인문학 동아리 수업에서 자리바꾸기 놀이를 했다. 유치원 아이들부터 노인까지 모두 좋아하는 일명 과일 샐러드! 과일 이름을 하나씩 정하고 술래가 부르는 과일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자리를 바꾸는 놀이다. 이 놀이가 주는 이득은 어마어마하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경청과 공감하기, 평등한 관계 맺기, 리더가 되기, 상호 작용하기를 즐거움 속에서 몸으로 익힌다. 또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하게 한다.
이 놀이의 변형으로, 과일 이름 대신 구체적 특징으로 질문을 바꿀 수 있다. "안경 쓴 사람", "지난 일주일 동안 울어본 적 있는 사람"처럼. 그러면 거기에 해당되는 사람은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필요하면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한 교사 그룹에서는 이 놀이가 2시간 동안이나 이루어졌다. 서로 신뢰가 높을수록 깊고 길게 나눔을 하게 된다.
한 시간 놀이를 끝내고 소감 나누기를 하는데 5학년 아이가 별로였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덩치가 큰 아이와 부딪혀 의자에 넘어졌다고 했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교사는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큰 아이는 그 순간을 기억했고 자기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을 재연하고, 역할 바꾸기를 통해 큰 아이가 넘어지는 역할을 해보도록 했더니 자기도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넘어진 친구가 기분이 나아질 수 있을지 모든 아이들에게 물었고 한 여학생이 사과하면 좋겠다고 했다. 큰 아이는 선뜻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부딪혀서 넘어지게 된 건 미안하다. 괜찮냐?"고 했다. 그리고 넘어진 아이는 "괜찮아" 하고 말했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나머지 시간은 원으로 서서 음악과 함께 움직임을 했다. 2교시 겨우 90분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가져가고 싶은 한 단어는 '행복, 함께, 우리, 기쁨, 즐거움, 우정, 연결, 친해진, 공감, 용서, 마음, 친구들, 신나는, 재미'였다. 아이들은 이 말을 어떻게 다 알았을까!
힐링드라마아트센터 대표·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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