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0대부터 서서히 진행…치료 시기 놓치면 '대나무 척추' 장애 생길 수도
대학 신입생 A씨는 1년여 전부터 허리부분의 간헐적인 통증과 약간의 뻣뻣함을 느껴 왔다. 입시공부로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병원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플 때마다 파스를 붙이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고, 대학 입학 이후에야 병원을 찾은 결과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척추염은 천장관절과 척추에 염증이 나타나면서 척추 마디가 서서히 굳어지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척추관절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병률은 약 1% 이내로 흔한 질병은 아니지만, 국내 강직척추염 유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주의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강직척추염 환자는 엉치와 골반이 맞닿은 관절(엉덩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이 시작된다. 주로 허리 아래 부분과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많이 나타난다. 자고 일어난 후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경직감이 느껴지는 통증이 흔하고, 심하면 잠을 자다가 아파서 깨는 일도 종종 있다.
허리 부위를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나아지는 단순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와 달리, 쉬다가 움직이면 오히려 통증이 심하고 일어나서 활동을 하면 통증이 서서히 없어지거나 나아지는 것은 강직척추염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증상은 10, 20대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남성이 여성보다 2, 3배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 문제는 10대와 20대 젊은 환자들은 증상이 있어도 질환의 심각성을 고려하는 경우가 드물고, 사례의 환자처럼 일시적인 근육통 등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지 않는 때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 강직척추염의 진단을 받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진행성 질환인 강직척추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계속 진행되어 연골이 뼈처럼 딱딱해 지는 골화현상으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인접한 척추뼈가 서로 연결돼 척추 전체가 일자형으로 굳어지면서 척추 관절의 움직임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것을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라고도 부르는데, 이렇게 강직이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다. 더불어 염증이 척추 관절 외에 무릎, 발목 등 다른 관절을 침범하거나 눈, 피부, 장 등에도 영향을 미쳐 포도막염, 건선, 염증성 장질환 등 다른 면역질환을 유발한다.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충분한 스트레칭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강직척추염은 최근 치료 방법과 치료제가 발전해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를 잘하면 진행을 최대한 늦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거나,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치료를 소홀히 하면, 젊은 나이에 장애를 평생 안고 가야 할 수도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지원 교수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장애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의심가는 증상이 있다면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 보기를 권한다"고 했다.
도움말 김지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강직척추염(염증성 요통) 체크 리스트
▷허리(혹은 엉덩이)나 등의 통증이 40세 전에 시작됐는지?(예/아니오)
▷허리나 등의 통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심해졌는지?(예/아니오)
▷휴식을 취해도 허리나 등의 통증이 개선되지 않고, 운동을 하면 오히려 통증이 개선되는지?(예/아니오)
▷한밤중에 허리나 등이 아파서 잠에서 깨는지?(예/아니오)
▷허리나 등의 통증과 함께 사지 말초 관절 부위의 통증이 있는지?(예/아니오)
▷안구의 통증 및 충혈이 발생하는 포도막염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발뒤꿈치에 위치한 아킬레스 인대 부위에 통증이 있는지?(예/아니오)
※위의 6개 문항에 대해서 <예>라는 답변이 4개 이상일 경우, 강직척추염 증상 가능성이 있으니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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