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이 쏟아지는 쓰레기]<5>3년째 쓰레기 없는 삶 실천하는 배민지 씨

입력 2019-09-05 16:24:09

쓰레기 줄이는 방법과 이를 실천하는 사람 등을 소개하는 로 웨이스트 생활문화 잡지인 쓸(SSSL) 발행 중
"불편함 조금 감수하면 쓰레기 줄일 수 있어. 기업·정부도 노력해야"

3년차 제로 웨이스터 배민지 씨.
3년차 제로 웨이스터 배민지 씨.

생산·소비 전반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생활습관을 일컫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과연 가능할까?

3년차 제로 웨이스터 배민지(30) 씨는 개인이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수저 세트와 텀블러, 손수건, 에코백 등을 가지고 다니기를 추천했다.

또 집에서는 휴지 사용하지 않기 등 일정한 목표를 정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쓰레기 줄이기를 직접 경험하고 성취감도 느끼면서 지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것.

배 씨는 "모든 제품들이 비닐과 플라스틱에 겹겹이 싸여 판매되는 세상 속에서 미리 싸들고 간 용기를 들이밀며 '개인용기에 담아주세요', '포장은 빼고 주세요'라고 거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며 "특히 본인 스스로 느끼는 귀찮음을 극복하고, 남들에게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부연설명을 해야 한다는 점, '별나다'라는 타인의 시선을 견디는 것이 쓰레기를 줄이기를 처음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주의할 점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대구의 평범한 회사원이던 배 씨는 지난해 2월 잡지 '쓸'(SSSL)을 창간했다. 제로 웨이스트 생활문화 잡지인 쓸은 일상에서 나오는 쓰레기 줄이는 방법,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1년에 3번 내는 비정기 간행물이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인쇄 부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배 씨는 "막연히 쓰레기를 줄이자는 구호는 수십 년간 나왔지만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낯선 개인을 위해 잡지를 기획하게 됐다. 개인의 실천과 관심이 응집되다 보면 결국 기업과 정부도 큰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고 말했다.

배 씨는 택배 폐기물이 가장 난감하다고 우려했다. 과대포장 논란이 일고 있지만 당장 택배 거래를 중단하기는 어렵기 때문.

그는 박스가 아닌 재활용 가능 가방으로 배송하고 다시 가방을 수거 해가는 온라인 쇼핑몰 '헬로 네이쳐'를 언급했다. 배 씨는 "결국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개인용기를 가져가면 음식을 더 많이 담아주는 식당주인도 있고, 쓰레기 분리수거에 사용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등 개인이 가져가는 혜택이 더 많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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