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엑스원(X1)이 데뷔는 하긴 했는데…

입력 2019-09-06 18:00:00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비상 : 퀀텀 리프(비상:QUANTUM LEAP)' 발매 데뷔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원(X1)이 지난달 27일 데뷔했다. 타이틀곡 '플래시'(FLASH)가 수록된 미니앨범 '비상: 퀀텀 리프(QUANTUM LEAP)'는 2일 기준 약 52만 장이 팔려 역대 데뷔 앨범 초동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있었던 프리미어 쇼콘 또한 입추의 여지 없이 많은 '원잇'(엑스원 팬덤 이름)들이 자리를 채웠다. 그날 비가 왔음에도 장사진을 이뤘다는 사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꽤 많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데뷔를 한 엑스원은 앞으로 꽃길만 걸을까?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한 지인과 점심을 함께하다가 엑스원 데뷔 이야기를 했더니 지인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데뷔하긴 했는데 조용하네요." 하긴 2년 전 워너원의 데뷔가 몰고 온 충격이 너무 메가톤급이었기 때문에 지금 엑스원의 데뷔 이후 반응이 그렇게 화려하지만은 않게 느껴질 수는 있다. 문제는 이런 '느낌적 느낌'이 느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 매체에서 데뷔 전부터 '엑스원에 대한 광고 및 협찬 논의가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전부터도 흘러나오던 이야기였다. '프로듀스X101'의 투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광고주들이 엑스원에 하려던 협찬이나 광고 계약을 거두는 것도 모자라 엠넷이나 CJ E&M 내부적으로도 엑스원에 대한 광고와 협찬 진행을 멈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 보도 이전에도 들었다. 실제로도 패스트푸드 광고를 하나 찍은 게 있지만 내부 논의 끝에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는 것도 보도가 됐었다.

서울의 이야기가 대구까지 흘러들어왔을 정도면 엑스원의 앞날이 굉장히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모양새는 고척돔 콘서트를 통해 데뷔를 했으니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엑스원의 활동을 밀어붙일 모양새다.

음악방송 무대에 선 엑스원을 유튜브 등으로 볼 때마다 가슴 한쪽이 짠해지는 기분이 자꾸 든다. 엑스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데뷔의 달콤함을 봤는지 아는데 이게 자칫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게 생겼다. 이는 엑스원의 잘못이 아니라 엑스원으로 뭔가를 획책하려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생긴 문제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현재 경찰은 전방위적으로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조작 논란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다.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이미 엠넷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이 무너진 신뢰가 엑스원까지 덮치고 있다. CJ 측에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이렇게 진퇴양난에 빠진 엑스원의 처지가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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