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택시 환승할인제' 도입 무산되나… "비용 대비 효과 적다"

입력 2019-08-26 16:25:05 수정 2019-08-26 17:10:06

시스템 구축 37억, 1천원 할인 때 연간 45억 들지만
수요 증가폭은 2~3천명 수준… 일평균 승객 1% 수준
택시업계 "홍보 늘리면 가능… 사업 진행해야"
市 "효율 적다고 무작정 철회 어려워… 의견 수렴"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대구시가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돕고 택시업계를 지원하고자 도입을 추진하던 '택시 환승할인제'가 암초에 부딪혔다.

연구 결과, 필요한 비용만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지만, 수요 증가치는 하루 2천~3천명 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 3월 대구경북연구원과 (사)영남교통정책연구원에 의뢰한 '택시 환승할인제 도입 타당성 연구용역' 최종 결과를 최근 보고받고 사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보고서는 환승 할인 폭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증가 폭은 미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이 지난 5월 18~26일과 6월 7~13일 두 차례에 걸쳐 택시와 대중교통수단 간 환승 수요를 조사한 결과, 대구는 하루 8천960명의 이용객이 대중교통에서 내려 택시로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순방향 환승(대중교통 하차 후 택시 탑승) 할인을 적용하면 500원을 할인해줄 때 2천51명, 1천원을 할인할 때 3천279명 수준의 증가 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대구의 택시 이용승객 수가 20만명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1% 수준으로 증가 폭이 미미한 셈이다.

반면 환승할인제 시스템 구축에는 약 37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할인 적용에 드는 비용도 500원 할인 시 연간 19억원, 1천원 할인 때는 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역방향 환승(택시 하차 후 대중교통 탑승) 시스템 구축에는 교통카드(RF방식)와 신용카드(IC칩 방식)의 결제방식이 다른데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도 저촉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아예 조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할인액을 기존 대중교통 간 환승할인 수준으로 적용하고 홍보를 늘리면 수요를 키울 수 있다"며 "특히 택시 환승할인제는 민선 7기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만약 도입이 불가능하다면 이에 상응하는 택시 활성화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미래비전2030위원회 등 각계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서도 보듯 비용 대비 효과가 작다고 무작정 정책을 철회할 수는 없다. 업계와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은 뒤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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